제49화
오두막 앞에 서 있는 인어는 매우 외로워 보였다.
달빛이 사라지고 섬에 다시 아침이 찾아오자 마침내 인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어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얼굴이 점점 뚜렷해지더니 인어의 얼굴로 변했다.
인어의 백금빛 눈동자는 마치 층층이 쌓인 안개를 뚫고 강이서의 영혼을 직시하는 듯했다.
인어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직였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것은 강이서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비로운 언어였다.
하지만 이내 강이서는 인어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꼭 널 찾을 거야.”
강이서는 순간 벌떡 깨어났다. 놀라서 깨어난 건지, 자연스럽게 깨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잠에서 깨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이 가슴 한편을 채우고 있었다.
조용한 실험실에서 주위를 둘러본 강이서는 그 끔찍한 뱀장어 생물체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바다 달팽이의 사체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전기 충격을 받아 기괴한 모습으로 변형된 채였다.
커다란 머리도 거의 잘려나가 목에 약간의 살점만 붙어 있었다.
강이서는 하루 종일 밥을 먹지 않았고 전기 충격에 비까지 맞았는데도 몸은 의외로 생기가 넘쳤다.
팔다리를 가볍게 움직인 강이서는 오히려 전보다 몸이 한결 가벼운 느낌이 들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유리 벽 너머로 새어 들어오는 빛을 통해 낮이 되어 해가 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인어는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유리 벽 앞에 서 있었다.
황금빛 해초처럼 부드럽게 흩날리는 인어의 머리카락은 영혼을 유혹하는 망령의 깃발처럼 보였다.
인어의 눈앞에는 떠 있는 4번 실험체는 눈부시게 빛나는 흰 연꽃처럼 보였다.
두 생물체는 서로를 경계하며 오랫동안 말없이 대치하고 있었다.
강이서는 4번 해파리 변이체가 부드러운 촉수 사이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촉수는 유리 벽을 넘어 인어 쪽으로 조심스럽게 뻗어 나가고 있었지만 인어는 위험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여전히 가만히 서 있었다.
강이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4번!”
순간 아름다운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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