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뱀의 형태에 싸늘한 푸르스름한 회색.
기지에는 S급 실험체 중 하나인 전기 뱀장어 생물체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 그 생물체가 바로 이런 외형이었다.
인간의 몸에 뱀의 꼬리, 머리카락도 없고 눈썹도 없었다. 눈은 회색 막으로 덮여 있었고 눈꺼풀도 없었다.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모습에 강이서는 이유 모를 공포를 느꼈다.
그 생물체는 들어오자마자 공기 중에서 무언가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더니 천천히 소파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강이서는 재빨리 인어를 데리고 소파 아래로 숨었다.
소파 아래 공간이 넓지 않았기에 그들은 몸을 웅크려 신체 일부만 숨겼다.
아마도 인어 자체가 이종 생물체여서 그런지 인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차분하게 행동했고 두려운 기색도 없었다.
강이서의 행동에 따라 그녀가 숨으라 하면 숨고 소파 아래로 기어가라 하면 기어갔다.
사육사인 강이서는 해양 생물인 인어가 그녀의 공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손에 든 문어 인간 실험체도 마찬가지였다. 아름다운 얼굴은 인간을 닮은 가면일 뿐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은 더더욱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강이서는 왠지 마음이 씁쓸했다.
육각형 광장에 17번 촉수 일부가 있었던 것을 보면 분명 공격을 받았을 것이다.
강이서는 처음에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그것도 매우 어려워 보였다.
소파 밖에 있는 바다 달팽이는 또 다른 불청객의 침입을 발견하고는 몸을 길게 늘여 번개처럼 빠르게 그쪽으로 달려갔다.
뱀장어 꼬리 실험체도 만만치 않았다.
뱀장어는 길고 검은 꼬리를 갑자기 위로 치솟더니 끈적이는 바다 달팽이의 거대한 몸통을 휘감고는 힘차게 위로 조였다. 마치 뱀이 먹이를 조르듯이 바다 달팽이를 조여 올렸다.
격렬하게 반응한 바다 달팽이가 거대한 입을 벌리자 안 쪽에 빳빳한 각질 이빨을 드러냈다. 바다 달팽이는 뱀장어 꼬리 생물체를 삼키려는 듯했지만 뱀장어 꼬리 생물체가 민첩하게 뒤로 돌아 바다 달팽이의 등 뒤로 이동하면서 상체를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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