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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6장

쥐 죽은 듯한 침묵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유령처럼 홀연히 높은 무대 위에 나타났다. 그는 정신이 맑고 예리해 보이는 노인이었다. 검은 도복을 걸치고 있었으며 눈썹과 머리카락, 수염까지 모두 눈처럼 새하얗다. 특히 그 길게 늘어진 하얀 수염은 가슴까지 내려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인의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정갈하고 고귀한 기품이 느껴졌다. 주름 한 점 없는 붉은 얼굴은 마치 칼로 조각한 듯 단단해 보였고 세상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낸 듯한 깊이를 품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단 한 번 번뜩였을 뿐인데도 마치 시간과 공간을 꿰뚫는 힘이 담긴 듯한 심오한 광채를 뿜어냈다. 입고 있던 검은 도복은 바람도 없는데 천천히 흔들리며 그를 더욱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존재로 만들었다. “우... 우암 대사님?” 모두의 시선이 무대 위의 그를 향했다. 처음에는 충격과 놀라움이었지만 곧 열광으로 바뀌었다. 우암 대사는 대고역의 전설이었다. 위대한 명문사이자 수많은 이들의 우상이었다. 그는 평생 단 두 명의 제자만 받았고 그 두 명 모두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어 대고역의 5대 명문사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우암 대사는 늘 신비로운 존재로 그의 이름은 들어도 얼굴을 본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분명히 우암 대사님이 맞아! 이 압도적인 풍모, 전설 그 자체야. 대고역의 자랑이지!” “하늘이여. 이 순간을 기록해야 해! 우암 대사님의 진면목을 보다니, 너무나 흥분돼!” 누군가는 조각처럼 반짝이는 수정구를 꺼내들어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천후 역시 무대 위의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을 제자로 삼겠다는 그가 바로 이 우암 대사라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 그 순간 존경받는 위치의 연창식조차 몸을 살짝 숙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서산 상회 부회장 연창식, 우암 대사님을 뵙습니다.” 우암은 연창식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그 후 차가운 시선을 유천호와 그의 일행에게로 옮기더니 단호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홀 안을 가득 채웠다. “천부기 따위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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