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5장

“내 생각엔 그냥 모조리 죽이는 게 낫겠어.” 금전방의 또 다른 두 방주가 앞으로 나섰다. 그들의 눈빛은 살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한 방주님, 이건 좀...” 연씨 가문의 대표로 나선 연순영이 난처한 얼굴로 한용수를 바라보았다. 한용수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너희 연씨 가문도 칠성시에서 제법 힘을 가진 가문이지. 만약 너희 쪽에서 고위 무사가 한 명이라도 오면 우리 금전방은 한순간에 쓸려나갈 수도 있어. 그래서 굳이 너희와 피 터지는 원한을 만들고 싶진 않아.” 그는 말을 잠시 끊고 탐욕 어린 눈빛을 번뜩였다. “그러니 너희 행렬을 그냥 보내줄게. 단...” 그의 시선이 연민정과 그녀의 두 여동생에게로 향했다. “연씨 가문의 세 아가씨들은 여기 남아서 내 아내가 되어야 해!” “네 이놈, 감히 우리를 모욕하다니! 우리가 누구인 줄 알고!” 연유리가 앞으로 나서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연씨 가문의 사람들이야! 우리 가문의 어른들 중 누구라도 나서기만 하면 너희 금전방 따위는 하루아침에 몰살당할 거야!” 그러나 한용수는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 “하하, 물론 너희 연씨 가문의 장로들은 강하겠지. 하지만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협곡을 가리켰다. “이곳은 산세가 험하고 숲이 깊어. 우리가 숨어버리면 어떨 거 같아? 너희가 아무리 대단해도 우리를 찾아낼 수 있을까? 여황전의 고위 무사가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우리 금전방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그는 다시 연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도도한 얼굴과 날렵한 몸매를 훑어보는 그의 눈빛은 더없이 음흉했다. “연씨 가문의 아가씨들은 하나같이 절세 미인이군...” 그의 눈빛이 더욱 짙어진 욕망으로 물들었다. 그러더니 그는 이내 손을 휙 들어올렸다. “저놈들 잡아! 단 세 아가씨들에게는 손끝 하나도 대지 마. 나머지는 모조리 죽여버려!” “와아아아...” 수백 명의 금전방 무리들이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적들을 보며 연씨 가문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