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5장
이천후는 ‘흑우족’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잠시 당황했다. 그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상할 것도 없었다. 그의 적이 너무 많아 이제는 기억조차 어려울 정도였으니까.
이천후가 심기를 건드린 은둔 문파의 수는 말할 것도 없었고 흑요제국과 봉선도도 그와 원한이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남희진에게 말했다.
“아마 내 적일 거예요. 만약 희진 씨가 그놈들에게 잡혔으면 무슨 일을 당했을 지 몰라요.”
“그래서 나도 그게 두려워서 요즘은 이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집에서 지내고 있었어요. 다른 곳으로 가면 오히려 위험할 것 같아서요.”
남희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희진 씨는 똑똑하네요. 희진 씨가 잡혔다면 내가 곤란해질 뻔했어요.”
이천후는 웃으며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렸다.
그의 이런 행동에 남희진은 마음이 설렜다. 그녀는 자신이 이천후에게 이렇게나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뿌듯함을 느꼈다.
“자, 이제 나가보죠. 요즘 너무 답답했어요. 바람 좀 쐬고 싶어요.”
이천후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자 남희진은 약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천후 씨, 그 두 적은 어떻게 할 거예요?”
“지금은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만약 찾아온다면 그냥 처리해 버리면 되죠.”
이천후는 담담하게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지금 자신의 힘으로 흑우족쯤은 문제되지 않을 거라 자신했다.
지금은 그냥 밖에 나가서 풍경을 구경하면서 긴장을 풀고 싶었다.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화려한 도시 속 번잡한 거리를 걸었고 이천후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도시의 소음과 불빛이 그를 현실로 돌아오게 했다. 동천복지에서 경험한 잔혹한 전투와 피의 흔적들은 이곳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두 세계가 마치 완전히 다른 시간선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하곡의 대학살은 화계라는 이 현대화 도시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심지어 소문조차 나지 않았다. 어쨌든 은둔 문파와 관련된 일이니 현대 사회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지금 이천후는 당분간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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