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6장
“아아아아...”
남희진은 텅 빈 호수 위에서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오래도록 마음속에 쌓였던 답답함과 억눌림을 온전히 쏟아내는 듯했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이천후는 그저 따스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보트에서 내린 뒤 이천후는 시간을 확인하고 웃음을 지었다.
“슬슬 점심시간인데 밥 먹으러 갈까요?”
그러자 남희진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으로요?”
이천후는 익살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그 레스토랑 꽤 유명해요. 여기까지 왔는데 꼭 한 번 가 봐야죠. 전에 이 레스토랑에 대한 광고를 본 적 있는데 분위기도 훌륭하고 음식도 맛있대요. 왜요, 가기 싫어요?”
“가고 싶어요.”
남희진은 재빨리 대답했다.
그 레스토랑은 근처에서 꽤 유명한 곳이었다. 두 사람은 어렵지 않게 레스토랑을 찾았고 나란히 걸어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작은 룸으로 안내받았다. 이천후는 안을 둘러보더니 룸이 의외로 널찍하다고 생각했다. 창가 쪽에는 정교하게 꾸며진 식탁이 있었고 반대편에는 커튼으로 나눠진 공간이 있었다.
커튼을 걷으니 안쪽에는 소파처럼 보이는 커다란 가구가 있었는데 사실은 침대처럼 넓고 푹신한 소파였다.
종업원이 친절하게 물었다.
“두 분은 어떤 분위기의 식사를 원하시나요?”
이천후는 룸 안의 분위기 옵션을 확인한 뒤 웃으며 말했다.
“해변 느낌으로 해 주세요.”
그러자 종업원은 리모컨을 꺼내 몇 번 조작하더니 룸 안의 네 벽에 걸쳐 있는 그림이 서서히 펼쳐졌다. 벽 전체를 덮은 3D 그림은 룸을 완전히 다른 세계로 탈바꿈시켰다.
그림이 완성되자 잔잔한 파도 소리가 들려왔고 조명이 은은하게 어두워졌다. 마치 실제 해변에서 저녁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가 완벽하게 연출되었다.
이천후는 감탄하며 말했다.
“이거 정말 잘 만들었네요. 꽤 그럴싸한데요.”
종업원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
“두 분 어떤 음식을 드실지 정하셨나요?”
이천후는 메뉴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우린 여기 처음 왔으니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요리를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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