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9장

“네 거라고?” 현문 제자 중 가운데 서 있는 남자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 과일한테 네 거 맞냐고 물어봐. 대답이라도 하디?” 그는 대략 마흔 살쯤 되어 보이는 말라깽이 중년 남자였는데 손에 긴 검을 들고 있었다. 겉모습만 보면 어느 정도 품위 있어 보였으나 그의 탐욕스러운 눈빛과 비웃음 어린 표정이 그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그는 셋 중 가장 강한 자로 지급 초기에 이르렀으며 현문에서도 제법 높은 위치에 있는 듯했다. “과일이 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대답해?” 이천후는 빈정대며 바보를 보듯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말은 그 과일한테 주인이 없다는 뜻 아니야? 그럼 가져가는 자가 임자지!” 중년 남자는 위험한 미소를 지으며 이천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하하. 꼬맹아, 우리가 누군지 알아? 우린 현문에서 왔어, 현문!” “이번 동천복지에 들어온 세력 중 우리 현문 제자들이 가장 많고 실력도 제일 강해! 여기서 우리가 주인이라는 뜻이야!” “네 손에 든 마노적과? 우리가 너를 봐주는 셈 치고 걷어갈게. 그러니 목숨이라도 건지고 싶으면 당장 무릎 꿇어!” 다른 두 명의 현문 제자가 낄낄거리며 이천후를 조롱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애송아, 얼른 무릎 꿇고 두 손으로 마노적과를 바쳐. 그래야 목숨이라도 건지지!” “우리가 기분 좋으면 널 노예로 써줄지도 몰라. 그러면 넌 현문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겠지.” 셋은 이천후를 둘러싸며 마치 이미 이긴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나만 물어보자.” 셋에게 둘러싸인 이천후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담담히 물었다. “뭐?” 셋은 멈칫하며 물었다. “뭘 묻고 싶은데?” “죽을 ‘사’ 자는 어떻게 쓰는지 아냐?” 이천후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마치 셋을 이미 시체로 보고 있는 듯한 눈빛이었다. 셋은 그제야 그 말의 뜻을 알아챘다. 그들은 순간 표정이 싸늘해졌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죽고 싶어?” 그러나 그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이천후가 먼저 사라졌다. 퍽. 이천후는 번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