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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작은오빠?” 사무실에는 오직 두 사람만 있기에 정가현은 그냥 편하게 오빠라고 불렀다. 유한진은 갑자기 몸을 홱 돌렸다. “서프라이즈!” 그는 손에 도시락을 들고 있었는데 뚜껑을 여는 순간 매콤하고 맛있는 냄새가 확 풍겨왔다. “너 구내식당 밥 먹는다고 이모님이 내가 널 학대한대. 그래서 네가 제일 좋아하는 불닭덮밥 해주셨어. 깜짝 놀랐지?” 정가현은 유한진의 유치한 행동에 웃음만 나왔다. “이게 오빠가 말한 급한 일이야?” 유한진은 도시락을 내려놓고 정가현에게 다가가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공주님 식사가 당연히 제일 중요한 일이죠.” 정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미소는 이미 그의 심정을 말해주고 있었다. 유한진은 정가현을 소파에 앉히고 티테이블에 반찬과 찌개를 올려놓은 뒤 그녀 앞에 불닭덮밥을 고이 놓았다. 정가현은 냄새를 맡아보았다. 역시 이모님 솜씨 최고야. 구내식당 밥과 절대 비교할 수 없어. “맛있긴 한데 다음엔 준비하지 마. 내가 오빠 사무실에 너무 들락날락하면 직원들 입방아에 오르게 될 거야. ” 그녀는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씹으며 말했다. 유한진은 실소를 지었다. “네가 오니까 이모님이 이젠 내 말은 싹 다 무시야. 저녁에 네가 직접 얘기해. ” 정가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계속 식사를 했다. 마침 배가 고팠던 정가현은 장옥희의 요리에 푹 빠져 양 볼이 빵빵할 정도로 먹어댔다. 귀엽고 앙증맞은 다람쥐 같은 그녀의 모습에 유한진은 참지 못하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가현은 히쭉 웃더니 계속 먹었다. 식사하며 수다를 떨다 보니 사무실 분위기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했다. 이때 하성훈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오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사장님, 박세율 씨 오셨습니다.” 유한진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하성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만나실 겁니까?” 유한진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시간 없어.” 그 말에 하성훈은 바로 사무실에서 나갔다. 문이 닫히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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