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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당신이 감히!” 고은숙은 그녀가 메인 좌석에 앉아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에요?” 정가현은 거만하고 싸늘하게 웃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은숙은 그녀의 미소와 아우라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미쳤어! 당신은 미쳤어요!” 그녀는 겁에 질린 채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몸을 돌려 도망가려는데 회의실 입구에 경찰 제복을 입은 남자 네 명이 예의 있게 문을 두드리고 말했다. “고은숙이 누구죠?” 경찰의 입에서 자기 이름이 나오자 고은숙은 심장이 철렁했다. “무슨 일이죠?” 고은숙이 대답하자 경찰들은 심각한 얼굴로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순간 그녀는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뭔가 잘못 알고 오신 거 아니에요? 전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억울하다고요!” “그건 서로 가서 말씀하시죠.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싫어요! 나 안 가요!” 오형대와 류휘재도 잡힌 상황에 그녀의 악행은 절대 숨길 수 없을 것이다. 워낙 임홍식이 자기를 지켜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녀보다 더 빨리 잡혀갔다니. 하지만 그녀는 절대 구치소에 갈 수 없다. 전과자가 되면 그녀의 직장과 미래는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그녀는 뭔가 떠오른 듯 정가현에게 달려가 그녀의 발 옆에 쭈그리고 앉더니 모든 자존심을 다 내려놓은 채 그녀의 손을 잡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부장님이 경찰 부른 거 맞죠? 정가현 씨, 부장님. 내가 잘못했으니까 나 좀 봐줘요. 내가 질투가 나서 그랬나 봐요. 그러니까 한 번만 봐줘요.” 정가현은 손끝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며 씩 웃어 보였다. “오직 두려움과 요행만 담긴 사과가 진심이면 얼마나 진심이겠어. 당신도 알고 있지?” “아니요, 진심 맞아요. 부장님,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고 차장, 유치하게 나 괴롭히고 임홍식을 이용해 승진하려고 했던 건 그냥 해고만 하면 됐었는데 어제는 선물이 너무 크더라고. 내가 당신을 너무 쉽게 봤던 거지. 그러니까 당신 클래스에 맞게 옥살이 좀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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