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이 천박한 년아!”
박세율은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감히 약혼녀인 그녀 앞에서 유한진에게 꼬리를 치다니.
그녀는 유한진을 위해 특별히 성안시에서 부성시까지 쫓아왔으며 애초 그와의 약혼을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아무도 모른다.
유한진을 제외한 이 세상 누구도 그녀의 이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유한진은 그녀를 만나주려 하지 않았고 매번 하성훈을 앞장세워 그녀를 상대했다.
분명 바쁘다고 하더니, 저런 천박한 여자와 밥 먹느라 바쁜 거였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박세율은 순간 정교한 얼굴로 정가현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손을 들어 손바닥을 세게 휘둘렀고 정가현은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정가현의 뺨에 닿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붙잡혔다.
하성훈은 그녀의 손목을 꽉 움켜쥔 채 엄숙하게 입을 열었다.
“박세율 씨, 여긴 엔젤입니다. 그러니 적당히 하시죠.”
박세율은 손을 빼려고 했지만 하성훈의 힘을 감당할 수 없었다.
화가 난 그녀는 꽥꽥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거 안 놔? 저런 파렴치한 년은 가만두면 안 된다고! 감히 날 막는다면 하 비서 당신도 가만 안 둬!”
하성훈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고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
“박세율 씨, 사장님 안에 계십니다. 이런 막무가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으십니까?”
막무가내?
성안시 박씨 가문 둘째 아가씨인 그녀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가 아가씨가 어떻게 유한진 앞에서 이미지를 훼손한단 말인가?
점차 이성을 찾고 화를 가라앉히자 그제야 하성훈도 그녀의 손목을 풀어주었다.
그 모습에 정가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박세율 씨는 브레이크 없는 화끈한 성격이라고 들었는데.”
정가현은 혀를 끌끌 차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오늘 보니 별거 아니네요.”
“너!”
박세율은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머리털을 뽑아주고 싶었지만 정가현은 이미 담담하게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그녀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여전히 화가 내려가지 않았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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