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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설마 유한진? 변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계속 찾아. 유한진에게도 사람 보내서 조사하고 찾으면 바로 나한테 알려.” “네.” 윤태진은 비록 고개를 끄덕였지만 불복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변서준은 아직도 옆에서 뭉그적거리고 있는 윤태진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안 가? 문제 있어?” 윤태진은 이런 질문을 하면 변서준을 화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였다. “도무지 이해가 안 가서요. 이혼하셨는데 왜 모지영 씨가 아닌 그 분에게 이렇게 신경 쓰시는 건지...... 대체 왜 그러십니까?” 변서준은 금세 눈동자가 어두워지더니 탁자 위의 재떨이를 집어 들어 윤태진의 발끝을 향해 집어 던졌다. “꺼져!” 윤태진은 빠르게 도망갔다. 변서준은 담배 두 개비를 더 피웠다.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 그는 모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배가 고파 소파에서 일어난 후 냉장고에 다가가 문을 열었다. 냉장고에는 모두 그가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냉장고 속을 바라봤다. 생각해 보니 3년 동안 집에 들어올 때마다 그녀는 늘 그에게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늘 환한 미소로 그에게 슬리퍼를 넘겨주며 이렇게 말했다. “서준 씨 왔어? 오늘도 수고했어. 배고프지? 밥 다 됐어.” 하지만 그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고, 식탁 위의 따뜻한 음식에 대해 몇 마디 비아냥거리고 방으로 들어갔었다. 힘들지만 비위도 맞출 수 없는 일을, 그 바보 같은 여자는 여전히 매일 웃으며 반복했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오늘 밤 그는 왠지 그녀가 해준 음식 맛이 궁금했다. 귓가에는 오늘 밤 파티장을 떠나기 전 정가현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3년이야. 난 3년 동안 당신한테 부끄러운 짓 한 적 단 한 번도 없었어.” 그 말이 사실이라면 유한진은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근데 난 왜 여태 그 여자를 생각하는 거지? 변서준은 마음이 이상해져 냉장고를 닫고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마친 후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엔젤 엔터 1층 로비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직원들은 몇 줄로 서서 서로 마주 보며 사장의 등장을 기다렸다. 30분 후, 유한진과 정가현이 회사 입구에 나타났다. 정가현은 오늘 특별히 흰색 오피스 스커트 차림에 머리를 뒤로 높이 묶어 지적이고 세련된 모습을 연출했다. 그녀의 등장에 직원들은 한바탕 술렁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홀 중앙까지 걸어 온 유한진은 모두에게 정중하게 발표했다. “여긴 새로 부임한 회사 매니지먼트 팀 부장, 정가현 부장님이십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일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고 정가현은 미소를 지은 채 격식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의 박수에 응답했다. 다음 유한진은 단기 지표를 대략 배치하고 모든 사람을 업무에 복귀시킨 뒤 매니지먼트 팀만 남겨두었다. “고은숙 씨, 정가현 씨 오늘 첫 출근이라 아직 업무에 미숙하니 은숙 씨가 많이 도와주세요.” 매니지먼트 팀 차장 고은숙은 황갈색 웨이브에 화사한 메이크업, 게다가 화려한 몸매가 돋보이는 미인이었다.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열정적인 미소를 지었다.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옆에서 많이 도울게요.” 유한진이 떠난 후 그녀는 갑자기 미소를 거두더니 정가현을 힐끗 보며 말했다. “정가현 씨, 따라오세요.” 두 사람은 분명 눈을 마주쳤는데 정가현은 상대의 눈에서 분명한 혐오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은숙은 그녀를 환영하지 않는 눈치다. “고 차장님, 앞으로는 부장님이라고 불러주세요.” 고은숙은 흠칫하더니 금세 공손해졌다. 오전 내내 정가현은 사무실에서 회사에 관한 기본적인 자료들을 훑었고 고은숙은 끊임없이 두꺼운 서류를 그녀의 사무실로 가져왔다. 그녀의 사무실은 어느새 높은 언덕이 되었다. 정가현은 서류들을 번갈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매니저와 아티스트만 관리하는 부서 아니었어요? 근데 서류가 왜 이렇게 많은 거죠?” 고은숙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고작 기본 자료일 뿐이에요. 이거 다 보시면 뒤에 더 있어요.” 고은숙은 멈칫하더니 정가현에게 빈정거리는 눈빛을 보냈다. “정가현 씨는 아직도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제대로 요해하지 못한 모양이네요?” 정가현은 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처음이라서요.” 확실한 대답에 고은숙은 제대로 충격을 받았다. 전임 부장이 전근된 후 부장 자리가 공석이라 그녀는 새로운 부장으로 가장 유리한 후보였는데 갑자기 회사에서 이런 낙하산 부장을 꽂아둘 줄이야. 이 일로 그녀는 승진할 기회도 잃고 직원들의 비웃음도 사게 되었다. 이 분노를 어떻게 삼킨단 말인가. 정가현의 아름답고 정교한 얼굴을 달갑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고은숙의 눈동자에는 온통 질투가 가득 찼다. “경험도 없고 학력도 없는 당신 같은 쓰레기가 어떻게 엔젤에 취직했어요? 누구 침대에 기어올라 바꿔 온 자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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