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장
그날, 별장에서의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분이 차오른다.
절대 질리가 없다고 생각해 기고만장하게 내기를 제안했지만 정작 지게 되니 이제야 겁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 번에야 집에서 그랬으니 끽해봤자 하인들 앞에서 망신 좀 당하고 다시 화풀이하면 됐지만 외부인들로 가득찬 이 곳에서 무릎을 꿇게 되면 앞으로 상류사회에서 무슨 수로 버텨낸단 말인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무릎은 못 꿇는다!
변서아가 이민주 뒤에 바짝 붙어서 능구렁이마냥 변명을 해대기 시작한다.
“농담 좀 한것 가지고 진지하긴!”
탁성화가 아니꼽게 팔짱을 끼고 비웃는다.
“졌다고 드러눕는것 좀 봐, 이 집은 하나같이 낯짝 두꺼운 사람들 뿐이네.”
이민주는 그제야 두 사람이 내기를 했고 진 변서아가 두루뭉술 넘어가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얘, 장난으로 농담 좀 한거 가지고 뭘 이렇게 사사건건 따지고 드니?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릎 꿇으면 우리 서아 앞으로 고개는 어떻게 들고다녀?”
정가현이 웃으며 반박했다.
“제가 졌어도 이렇게 쉽게 놔주실거예요?”
그럴리가!
이혼했다고 시어머니는 안중에도 없는 애를 놓아줄리가!
이민주가 생각과는 달리 웃으며 입을 벌리려는 순간, 변서아가 한발 앞서 말한다.
“너랑 나랑 같아? 난 변씨 가문 큰 아가씨야! 너까짓게 뭔데?”
그 말에 정가현이 얼굴을 완전히 일그러뜨린다.
“내기를 걸었으면 승패는 인정해야죠. 어려서 그렇다뇨, 이제 다 큰 성인이신데. 뱉은 말엔 책임질 나이시잖아요!”
서예지가 어느샌가 무대에서 내려오더니 말을 이어갔다.
“변서아 아가씨, 약속도 안 지키시고 여기서 막무가내로 구시면 앞으로 명예도 줄곧 바닥칠 일만 남았겠네요.”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
변서아는 이민주의 팔을 꽉 붙잡고 악을 썼고 이민주는 정가현과 서예지를 번갈아 보더니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아가씨는 초면에 벌써 정가현 도와주는걸 보니 두 사람 진작에 아는 사이 아닌가요?”
“보이는 그대로에 따라 말하는것 뿐입니다.”
서예지는 정가현을 쳐다보지도 않고 낯선 사람마냥 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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