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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장

임해정을 보니 이민주가 그새 기분이 풀렸는지 친근하게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해정아! 너 아니었으면 이것들 때문에 뚜껑 열릴 뻔했다! 해외에 있을때 경영에 대해선 많이 배웠지? 네가 고모 많이 도와주렴.” 이거야말로 임해정이 가장 기다리고 있던 말이다. 임해정이 환하게 웃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별로 배운것도 없는걸요. 그래도 걱정은 마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게요.” 예정대로라면 남아도는 관리층 자리를 내줄 생각이었지만 고작 반나절도 안 되는 시간에 오래도록 방치돼있던 부문을 깔끔히 정리해내는 임해정을 보며 이민주도 완전히 믿음이 생겼는지 또다른 부문 두개까지 임해정에게 맡겨줬다. 3일 뒤, 근교 건축 부지 경매일. 이민주는 임해정에게 변성건설 업무를 맡긴채 딸 변서아와 함께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입구에서 여러 회사 고위 관료들과 인사를 나누던 둘은 별로 견제되지도 않는 하찮은 회사들을 보며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마침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뒤에서 요란한 엔진소리가 들려오는데. 뒤를 돌아보니 웬 그레이 마이바흐 차량이 앞에 멈춰선다. 조수석 문이 열리자 강렬한 레드 컬러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자태와 정교한 이목구비를 뽐내는 정가현이 내린다. 정가현이 왜 여기에! “엄마, 이런데 정가현이 왜 왔대?!” 변서아가 정가현을 노려보며 이민주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이민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여기 나타난 이유는 모르겠지만 며칠전 연회에서의 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변서아 역시 같은 생각을 하는지 입을 연다. “저거저거 설마 오늘 우리 경매 오는줄 알고 일부러 소란 피우러 온건 아니겠지?” 이내 둘은 정가현의 앞을 가로막고는 일부러 활짝 웃으며 마음에도 없는 안부인사를 전하는척 속삭인다.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네! 그날 좀 우세 떨쳤다고 아주 의기양양하나보지?” 정가현이 입을 막고 우아하게 웃어보인다. “왜? 넌 되고 난 안돼?” 변서아가 기막힌 우스개소리라도 들은듯 콧방귀를 뀐다. “네가? 너까짓게? 내가 잘못 들은건 아니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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