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장
그의 얼굴은 피어 오르는 담배 연기 속에서 더 어두워 보였다.
시선을 마주치자, 윤태진은 당황스러웠지만, 덤덤해 보이려고 애썼다.
윤태진은 변서준의 비서이고 거처도 변서준이 직접 찾아준 곳이기에 대문 비밀번호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회장님, 저한테 볼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윤태진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았다.
“필요하시면 전화 주시면 되는데, 왜 직접 오셨습니까? 아직 아침 식사 안 하셨죠? 요깃거리라도 준비할까요?”
“어디 갔었어?”
변서준은 윤태진의 기다란 물음을 무시하고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꾹 눌러 불을 꺼버렸다. 그의 차가운 눈빛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당장 윤태진을 찌를 듯했다.
윤태진은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사무실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운동 좀 하려고요. 하지만 평소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일에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되어 아침 일찍 달리기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그래?”
변서준의 날카로운 시선은 윤태진의 몸에서 멈췄다. 그리고 왼쪽 다리를 들어 오른쪽 다리 위에 올리고 소파 등받이 위에 올린 손가락으로 나무로 만든 장식품을 가볍게 두드렸다.
비록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행동 같았지만, 윤태진은 큰 압박감을 느꼈다.
하여 끝까지 우기는 수밖에 없었다.
“네, 회장님. 전 아침 운동하러 갔을 뿐입니다. 다른 일은 절대 없었습니다.”
“태진아, 너한테 실망이야.”
변서준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정말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
윤태진은 본능적으로 머리를 저었다.
“무슨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넌 내 이름으로 모지영의 전화 도청을 해제했잖아. 그리고 어젯밤에 왜 부성시를 뜬 거야?”
변서준은 더는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고 날카로운 눈으로 윤태진을 노려 보았다.
“설마... 전부터 절 의심하신 겁니까?”
그 말은 마치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았다.
윤태진은 털썩 무릎 꿇었다.
“회장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습니다. 벌을 내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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