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넌 죽지 않아.”
심민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가 절대 널 죽게 두지 않을 거야.”
그러자 박지훈은 비웃듯 말했다.
“왜 지금 와서 착한 엄마인 척하는 거지? 내가 수연인 줄 알아? 그 악어의 눈물에 속을 거라고 생각해?”
그는 말끝을 흐리며 라벨 없는 약병 하나를 꺼내더니 하얀 알약 하나를 꺼내 그대로 삼키려 했다.
심민아는 그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그의 손을 쳐냈다.
“이 약 다시는 먹지 마! 절대!”
박지훈은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았고 그 눈빛엔 살기마저 서려 있었다.
“나는 엄마가 시킨 대로 다 했어. 그런데 이제 와서 수연이까지 건드리려고? 이젠 걔까지 없애겠다는 거야?”
“내가 시켰다고?”
“천연덕스럽게 모르는 척하지 마. 이 약 먹으라고 협박했던 거, 엄마잖아. 내가 거부하면 동생에게 먹게 하겠다고 말했던 거, 기억 안 나?”
심민아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그 약이 독약인 줄 알면서도 왜 먹었어?”
“그 바보 같은 애는 당신이 뭐라고 해도 다 믿어. 나는 오빠니까, 동생은 내가 지켜야 하잖아.”
그 말은 칼날처럼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고작 다섯 살짜리 꼬마가 자기 목숨을 걸고 동생을 지키려 애쓰고 있었는데 정작 엄마라는 자신은 두 아이에게 상처만 안겨주고 있었다.
심장은 구겨진 종이처럼 뭉개졌고 온몸이 후벼파지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녀는 무너져 내리듯 무릎을 꿇고 박지훈을 가슴에 끌어안았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 작고 여린 아이를 껴안은 채 심민아는 정민우가 해준 말을 떠올렸다.
“지훈이가 방성훈 험담을 한 날, 넌 벌을 준다고 끓는 물을 억지로 마시게 했잖아.”
“독사 풀어놓은 것도 너였고. 한겨울 눈 오는 날에는 잠옷 차림으로 집 밖에 내쫓았지. 체온이 떨어져서 실신할 때까지.”
“생일날 바다 보러 간다고 해놓고 헤엄도 못 치는 애를 몰래 바다에 밀어 넣었잖아.”
그 외에도 수많은 끔찍한 기억들.
“그 아이가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거지, 보통 애였으면 이미 세상에 없었을 거야. 네가 낳은 아이니까 목숨을 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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