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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장

“뭐하러 말입니까? 최하준의 못마땅한 시선이 느껴졌다. “술 마시러 갑니까, 아니면 또 집에 갑니까? 아, 선배랑 데이트하러 갑니까? 지오 산책시키는 건 잊지 않기 바랍니다.” “…….” 여름은 뚜껑이 열리려 하고 있었지만 사실대로 말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윤서랑 쇼핑할 거예요. 요즘 추워졌는데 입을 옷이 없거든요. 옷 좀 보러 가려구요.” 최하준은 여름을 쓰윽 훑어보더니 다시 저격했다. “사야겠군요. 좀 두꺼운 걸로 사십시오. 만날 내 앞에서 그렇게 시원하게 입고 다니지 말고.” “…….” ‘아 진짜! 겨울이 다 됐는데 이런 얇은 옷을 왜 입고 있겠어? 관심 좀 가져라, 어? 얼마나 당신 안구에 축복이냐!’ “마침 나도 옷이 부족하니 몇 벌 좀 사다 주십시오. 지난번 준 카드 쓰면 됩니다.” 최하준이 만사 귀찮다는 듯 덧붙였다. '헉! 사실 나가서 윤서와 야식 사 먹을 생각이었는데....' 결혼 후 외식을 별로 못 했는데 지금 마침 한창 꽃게가 살이 오를 때였다. “직접 사면 되잖아요. 내가 진짜 와이프도 아니고.” 원망이 섞인 말투였다. 최하준은 웃는 건지 마는 건지 미묘한 표정으로 미간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또 돌려까기 시전입니까?” “…….” 여름이 또 완전히 졌다. 그저 순수하게 팩트를 얘기했을 뿐인데. “아, 알았어요, 사다 주면 될 거 아녜요? 사이즈 몇 입어요?” “내 사이즈도 모르면서 이런 자세로 어떻게 아내가 되겠다는 겁니까?” 최하준은 불쾌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사람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이런 건가? “잘못했어요, 제가 많이 부족하네요.” 여름이 의기소침하게 말했다. “가격대는 어느 정도로요?” “좋을 대로” 옷 가격에 대해 아는 바도 없었다. 늘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직접 맞춤 제작한 옷만 입었으니까. 10분 후, 윤서가 1층에서 차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름은 기운 없이 차에 올랐다. “쇼핑몰 가자. 최하준 씨가 옷 사다 달래.” “꽃게찜 먹으러 가기로 했잖아. 나 저녁밥도 안 먹었는데.” 윤서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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