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화
오봉규가 무척 아쉬운 얼굴로 물러났다.
‘화신에서 줄만 잘 타면 이제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군.’
오전 내내 그룹 내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12시가 되자 회사 로비로 늘씬한 형체가 들어섰다. 압도될 만큼 큰 키에 수려한 모습을 보고 직원들이 수군거렸다.
TV에서 봤던 그 얼굴이었다.
“회, 회장님….”
“어머, 어머, 어쩜 좋아. 최하준 회장 헤어 컷 봐봐. 너무 잘 어울려.”
“최하준 회장이 여긴 무슨 일이지? 우리 대표님하고 이혼하겠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어우, 안 되지.”
“회장님, 무슨 일로….”
인포메이션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이거 안 보이나?”
하준이 손에 든 도시락을 흔들어 보였다.
“와이프에게 도시락 배달 왔는데.”
“……”
직원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이혼한다고 하지 않았나?
어째서 회장님이 직접 도시락을 배달까지 왔담?’
“우리 와이프는 어디 있나?”
하준이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안내 담당은 눈부신 하준이 매력에 정신이 다 아찔했다.
“저기…구내식당에서 식사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하준은 거침없이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하준은 처음으로 화신에 와 보았다.
식당 안에 들어서자마자 하준은 여름을 발견했다. 너무나 눈에 쏙 들어왔다. 카키색 정장에 한쪽으로 긴 머리를 늘어뜨린 여름은 그야말로 사람이라기보다 여신처럼 보였다.
몇몇 임원과 함께 있었는데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뭔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보였다.
하준의 눈썹이 축 내려갔다.
성큼성큼 걸어갔다.
여름은 마침 집을 살 때 기가 막힌 할인을 받은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져서 보니 다들 여름 등 뒤를 보고 있었다.
멍한 여름 뒤로 하준의 위엄 있는 모습이 한껏 대비되었다.
식당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선망과 존경 어린 시선이 두 사람에게 떨어졌다.
여름은 심장이 철렁해서는 뒤를 돌아보았다.
“허니, 내가 당신 도시락 싸 왔어.”
하준의 말투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막 얼굴을 찌푸리고 한마디 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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