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7화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던 여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느 셰프 솜씨인가요?”
“아니야. 내가 오전 내내 집에서 만든 거야.”
하준이 조그맣게 말했다.
동성에서는 당신이 나에게 잘해주었으니 이제는 내가 당신을 따라다닐게.”
여름이 비웃었다.
“정말 여자 마음을 흔들 줄 아시네요. 백지안 사귈 때 하던 솜씨인가 봐요?”
“믿거나 말거나 당신 말고는 누구에게도 밥 해줘 본 적 없어.”
하준이 여름의 손에 젓가락을 쥐여 주었다.
“먹어 봐.”
“안 먹어요.”
여름이 성질을 부렸다.
‘먹고 싶으면 자기나 먹던지 왜 남한테 먹어라 마라야?’
“허니, 정말 너무 하네. 자기도 전 남친은 있었으면서.”
“그런 식이라면 나도 한선우 닮은 남자 하나 구해서 내 비서로 쓰게요. 그래도 되나요?”
여름이 고개를 쳐들고 물었다. 역시나 하준의 눈에 불만이 어린 것을 보고 여름은 웃었다.
“거 봐. 내 입장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니까.”
“미안해.”
하준이 진심으로 사과했다. 지다빈 문제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앞으로 다시는 그런 짓 안 해”
“최하준 씨, 우리에게 이제 ‘앞으로’는 없어요.”
강여름이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
하준이 얌전히 사무실 의자에 앉았다.
“당신이 이거 안 먹으면 나 절대로 안 나가.”
여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준을 쳐다봤다. 하준이 이 정도로 막무가내로 나올 줄은 몰랐다.
“자, 자, 빨리 와 봐.”
하준이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다가 갑자기 물었다.
“당신 혹시 근시야?”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내가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는 게 당신 눈에는 안 보여?”
하준이 그 섹시한 입술로 시옷을 만들며 물었다.
“……”
여름은 기함했다.
‘뭐야? 이거 완전히 내가 처음에 최하준 유혹할 때 하던 말 같잖아?’
여름이 입술을 씰룩거리자 갑자기 하준이 검지 손가락을 여름의 입에 댔다.
“아무 말도 하지 마.”
“……”
그러더니 한숨을 지었다.
“당신이 아무 말도 안 하는데도 내 머릿속에는 당신 목소리만 들려, 어떡하지?”
“……”
‘뭘 어떡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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