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장
서유인은 당황했다.
“아빠, 그게….”
“내가 널 최고의 공주님으로 만들어 주마. 모든 사람이 널 부러워하고 널 따라 하게 될 거야.”
서경재의 눈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곧 그런 날이 올 게다.”
그런 장면을 상상해 보니 흥분으로 온몸이 떨렸다.
******
밤10시.
여름은 영화를 다 보고 새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자마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왔다.
거실에서 장미 향이 진하게 났다. 현관에는 남자 구두가 있었다. 아주 눈에 익은 신이었다.
여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불을 켜니 거실 한가운데 엄청난 하트 모양의 장미가 있었다.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검은 티에 검은 슬랙스, 요즘 고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머리를 하고 있었다.
여름은 하마터면 누군지 못 알아볼 뻔했다.
‘최하준이야?
머리랑 옷 왜 저래?’
지금 하준은 마치 학교에서 뛰쳐나온 학생 같았다. 다만 조금 불량학생처럼 보였다.
아이돌이 저렇게 하고 나오면 꽤 멋지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하준이 그러고 있으니 정말 못 봐줄 꼴이었다.
“왜? 너무 멋지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여름을 보더니 하준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주혁이가 준 비법이 꽤 잘 먹이는 것 같은데?’
비법에는 ‘여자는 약간 나쁜 남자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쓰여 있었다.
하준은 사실 그런 껄렁껄렁한 불량아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름에게 잘 보일 수만 있다면 본인의 취향과 전혀 상관없는 헤어스타일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여름은 진지하게 하준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지다빈 씨가 왜 이럴까? 심각하게 뇌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이렇게 막 밖에서 돌아다니게 내버려 두다니?”
“지금 나한테 관심 가져 주는 건가?”
하준은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
“괜찮아. 당신을 만나서 내 병세는 많이 좋아졌어.”
“그럴 리가. 그런 애 같은 머리를 하고 남의 집에 막 꽃 뿌려놓고 이러는 걸 보니까 아주 병이 심각한 것 같은데요.”
여름은 가차 없이 매몰차게 말을 이어 갔다.
“자리를 잘못 찾으신 거 아닌가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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