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화
하준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하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았다. 그 무표정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사인이었다.
손아래는 아무도 나서지 못했고 어른들도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위자영은 더욱 화가 나서 얼굴이 완전히 빨개졌다.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됐습니다. 그 정도로 하시죠.”
하준이 위자영을 쓱 쳐다봤다.
“뭐가 그렇게 급합니까? 일단 서로 성격이며 취미부터 천천히 알아봐야 할 거 아닙니까? 젊은 사람은 밥 먹으면 영화 보면서 데이트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이따 식사 끝나면 우리 집 영화관에서 영화나 보러 가죠.”
“그래, 좋은 생각이구나.”
장춘자가 말을 돌렸다. 하준이 일부러 해외에서 공수해 온 참치로 대화 주제를 돌릴 셈이었다.
하준은 오렌지를 다 먹더니 여자들 수다에 끼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남자 둘이 들어왔다. 하나는 여름이 만나본 적 있는 최윤형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남색 양복을 입고 검은 머리가 이마에 드리워져 있었는데 눈썹이 꽤나 고집스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장춘자가 그에게 손짓을 했다.
“양하야, 왜 이제 오니?”
“회사에 일이 있어서 늦었어요. 할머니, 이건 선물이에요.”
최양하가 옥 팔찌를 내밀었다.
여름이 깜짝 놀랐다. 이제 보니 그 사람은 하준과는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었던 것이다.
여름의 시선이 최윤형을 위아래로 한 번 훑었다. 최윤형은 눈이 튀어나올 뻔했다. 그러나 곧 진정하고 헛기침을 한 번 했다.
“할머니, 저는 가서 형님이 보냈다는 그 참치 좀 볼게요.”
******
6시 반. 파티가 시작되었다.
기다란 테이블에는 이십여 명이 자리했다.
주방장이 모두에게 참치를 한 조각씩 나누어 주었다. 꽤 큰 생선이라서 2m는 되었는데 심해에서 자라는 종이라고 했다.
여름은 요리에 관심이 많아 식재료에도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의 참치에 기대가 컸다.
그러나 고의인지 여름의 차례가 되자 뱃살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의 살이 떨어지고 말았다.
주방장이 미안한 듯 웃었다.
“죄송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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