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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화

화요일, 서경주가 여름을 데리고 본가에 갔다. 여름은 서경주에게 선물을 건넸다. “며칠 전에 친구랑 쇼핑하러 나갔다가 하나 샀어요. 원단이 꽤 편해보이더라고요.” “우리 딸 안목이 좋구나. 괜찮은데? 내일 바로 입어 봐야겠다.” 서경주는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할아버지랑 할머니 것도 샀는데 좋아하실지….” “괜찮다. 그 분들이 뭐 부족한 분들은 아니니 성의를 보이는 게 중요하지.” 서경주가 웃었다. 서경주의 본가도 서명산 근처에 있었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본가에 거의 다 왔을 무려 하늘에서 ‘투투투투’하는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다. 여름이 창문을 열고 내다봤다. 서경주는 마침내 딸과 이야기할 거리를 찾았다. “서울에 돈 좀 있는 사람들은 헬기를 가지고 있단다. 쿠베라의 헬기겠지” “송영식의 그 쿠베라요?” 여름의 입에서 송영식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그 남자에게는 호감을 가지지 않았다. 하준이 그런 자와 친구라니 유유상종이겠거니 싶었다. “송영식 대표도 아는구나.” 서경주가 웃었다. “송영식 대표와 최 회장은 절친이지. 두 사람이 색깔만 다른 똑같은 브랜드의 헬기도 샀어. 최 회장은 눈에 띄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자주 타지는 않더라. 그런데 며칠 전 밤 12시에 갑자기 헬기를 타고 나가서 다들 그 집에 무슨 큰일이 생겼구나 했지. 여름이 움찔했다. 갑자기 지난번에 유람선에서 취했던 생각이 났다. 그때 무슨 비행기 같은 것을 탄 것 같았는데 그때는 꿈인가 보다 했던 것이다. “그게 언제예요?” “그게, 잘 모르겠구나. 아마도 화요일이나 수요일 쯤일 게다.” 서경주가 의아해했다. “왜 그러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요.” 여름은 좀 멍해졌다. 수요일이라면 일이 벌어졌던 바로 그 날이었다. 하준이 헬기를 타고 오다니, 뭣 때문에 그렇게 다급했겠는가, 자신을 보고 싶어 왔다면 우스운 소리겠고, 아니면, 걱정이 돼서?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럴 리가, 그 남자가 뭐 그렇게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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