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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화

하준이 손을 내밀었다. 여름은 핸드폰을 건넸다. 하준은 사진들을 보고는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잠시 후, 사진을 모두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달한 후 여름의 핸드폰에서 삭제해 버렸다. “아니, 삭제해 버리면 어떡해요.” 여름은 좀 불안했다. “그딴 사진 저장해 둬서 뭐 좋다고 그러는 겁니까?” 하준이 다시 한번 쐐기를 박았다. “그 와중에 디테일하게도 찍었네.” “…….” 여름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못 했다. “그 집안 사람들 체면을 제일 중시하는데 그런 사진도 찍어놨겠다, 됐습니다. 쓸데없는 생각 말고 올라가 자요.” 말은 저렇게 멋없이 해도 하준 나름의 위로였다. “정말요?” 여름은 딱히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절대 손해 보고 살 사람이 아니던데 그렇게 망신을 줬으니….” “잘 이해 못 하겠지만 그런 인간이 훨씬 더 자존심을 세우는 법입니다. 그 인간 절대 여름 씨는 안 찾을 테니 걱정 말아요. 내기해도 좋습니다. 아주 잘 대처했습니다.” 하준은 최선을 다해 더 설명해 주었다. 하준에게서 칭찬을 들은 적이 별로 없는 여름은 칭찬을 듣자 약간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어쨌는 난 그런 인간들 속성은 잘 모르니까.’ “하지만, 앞으로 그런 행동은 금지입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하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나는 예외입니다.” “…….” “올라갑시다. 씻겨줄게요.” 하준은 여름의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고 곧바로 여름을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싫어요!” 여름은 부끄러워 소리쳤다. 하준과 실랑이 벌이는 사이에 걱정과 두려움도 모두 잊었다. 하준은 여름을 잘 달래서 재웠다. 밤이 되자 그는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차에 올랐다. ****** 늦은 밤. 최윤형은 병원에서 꽁꽁 싸매고 나와 호텔로 가서 씩씩거리며 전화를 걸었다. “무슨 수단을 쓰건 상관없어. 강여름에게 본때를 보여주라고. ‘차라리 죽여주십시오’ 할 때까지.” 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누구야, 한밤중에 시끄럽게, 죽고 싶어?”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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