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화
집.
서재에서 영상 회의를 하던 하준은 아래층에서 나는 차 소리를 듣고는 일어났다.
“이 솔루션은 안 되겠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세요.”
말을 마치고 영상을 끈 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여름이 넋이 나간 듯이 현관으로 들어왔다. 신발도 대충 벗어 던지고.
하준은 찡그리며 여름의 검은 드레스 아래로 드러난 하얀 팔과 종아리를 보았다.
의아해 하며 외투를 벗어 여름에게 걸쳐주고 아래를 보니 치마 끝자락이 무언가에 걸렸는지 구멍이 나 있었다.
“옷이 왜 이렇게 망가졌습니까?”
검은 눈동자가 여름을 똑바로 주시했다.
아래쪽을 본 여름은 그제서야 방금 화장실 창문으로 기어 나올 때 무언가에 옷이 걸렸다는 걸 깨달았다.
“그냥 실수로요.”
여름은 시선을 피했다. 자신이 최윤형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일개 변호사가 대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거짓말할 때마다 내 시선 피한다는 거 압니까?”
하준이 여름의 허리를 꽉 잡았다. 검은 눈동자가 더욱더 날카롭게 빛났다.
“오늘 기념행사 갔던 거 아닙니까? 무슨 일 있었습니까?”
“그런 일 없어요. 누가 감히 대표이사인 나를 괴롭히겠어요? 농담도 참, 난 씻으러 갈게요.”
여름은 그를 밀쳐내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괜히 사람 성질 건드리지 마시죠.”
하준은 다시 한번 여름을 자신 앞에 끌어다 세웠다.
“지금 당신 꼴을 좀 보란 말입니다. 넋이 나간 사람처럼. 날 진짜 당신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똑바로 얘기해요.”
입을 굳게 닫고 있던 여름의 눈시울이 결국 붉어졌다.
“내가 오늘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렸어요. 만약... 그 사람이 나중에 나한테 보복하더라도 절대 나 도울 생각 말아요. 그렇게 되면 그냥 나랑 손절하는 게 좋을 거예요.”
최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대체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FTT의 최윤형요.”
“…….”
‘재밌군. 최윤형 그 멍청이가 언제부터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대단한 인물이 된 거야? ’
“많이 놀랐죠?”
여름은 하준이 말이 없는 걸 보고 얼른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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