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화
최하준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슬렁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여름이 오늘 입은 세련된 오피스룩은 상당히 도도한 느낌을 물씬 풍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 시간, 그 차림에 앞치마를 두른 채 떡만두국을 끓이고 있는 모습이란… 주방의 은은한 조명이 여름의 머리 위로 비추니 더욱 아름답고, 남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최하준은 뒤에서 여름을 부드럽게 껴안았다. 자신의 얼굴을 여름의 머리에 묻었다.
“많이 끓이세요. 이 정도 양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이미 다 끓였거든요.”
여름이 심드렁하게 팔꿈치로 최하준의 가슴을 쿡 찔렀다.
“빨리 먹고 싶으면 파 좀 쫑쫑 썰어봐요.”
최하준은 어이없어하며 대꾸했다.
“나한테 주방보조를 하라는 겁니까?
여름이 눈을 지긋이 내리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어 건네주었다.
“뭡니까?”
“안에 500억 들었어요. 전에 지불하지 못했던 선임료예요.”
여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따뜻했던 주방의 공기가 일순간에 냉기로 가득차는 것 같았다. 최하준의 눈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닿으면 얼어버릴 듯이.
“무슨 뜻입니까?”
최하준이 두 손가락으로 카드를 잡고 비아냥거리는 눈초리로 말했다.
“대표 자리에 올라 돈이 생겼으니 나와의 관계도 깨끗이 청산하시겠다?”
최하준이 화를 내며 힘주어 카드를 뚝 잘라버렸다.
“꿈 깨요. 똑똑히 기억하십시오. 이미 계약서에 사인도 했으니 강여름 씨는 뭐가 되든 평생 내 옆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내 말 아직 안 끝났어요.”
여름이 부러진 카드를 보더니 발을 탕 굴렀다.
“난 빚을 갚고 평등한 관계로 쭌과 사귀고 싶어요. ‘최하준의 여자’가 아니라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요.”
“무슨 뜻입니까?”
최하준이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름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소송 의뢰하면서 한 사인 때문에, 쭌 앞에서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느껴져요. 난 내가 당신 정부이고 하인이 된 것 같아요 . 눈치 보고 살살 기어야 하는.
이런 관계는 정말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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