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화
“조 이사가 어떤 사람인지 나한테 귀띔 좀 해주겠어요?”
노선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시작했다.
“조 이사는 우리 회사 요직에 앉은지 10년 가까이 된 인물입니다. 재임 기간 중 매출을 10%나 올리는데 기여해서 주주들이 무척 만족스러워 합니다. 해임시키려면 주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거라 예상됩니다.”
“알겠어요. 그만 나가보세요.”
여름은 말없이 서류를 계속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각 부서를 일일이 방문하며 시찰을 돌았다.
해 질 무렵이 되어도 중역은 한 명도 코빼기를 보이지 않았다.
날이 완전히 저물자 여름이 차윤에게 말했다.
“나 좀 도와줘요. 스파이를 색출해내야겠어.”
******
저녁 7시.
여름은 서류를 한 아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최하준은 편안한 실내복을 입고 팔짱을 끼고 거실에 앉아 있었다. 실내복인데도 위엄이 넘쳤다. 김상혁이 옆에 서서 정중하게 무언가를 보고하고 있었다.
여름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니 최하준의 입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아, 강 대표님, 오셨습니까?”
“지금까지 회사에서 야근하다 오느라고요. 밥 먹었어요?”
최하준의 불편한 심기를 간파한 여름이 선수를 쳤다.
아무 말 않는 주인을 대신해 이모님이 얼른 변명했다.
“제가 한 요리는 안 드시잖아요. 꼭 사모님이 한 것만 드시려고 해요.”
여름은 말없이 한숨을 쉬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최하준의 어깨에 기대어 앉았다.
“쭌~, 나 온종일 얼마나 힘들었다고요. 기운이 쪽 빠져서 움직일 힘도 없어요. 이모님 음식도 맛있으니까 오늘은 그냥 먹으면 안돼요?”
“왜, 일이 잘 안 풀렸습니까?”
최하준이 고개를 돌려 여름을 바라보았다. 여름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그윽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네, 회사 간부들이 모두 날 무시해요. 아무래도 한 판 거하게 붙어야 할 것 같아요.”
든든한 어깨에 기대어 있으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최하준이 눈썹을 치켜세우고 즉시 김상혁에게 지시했다.
“내일 화신에 가서 정리 좀 하지. 내일 하루 안에 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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