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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화

“꼭 그렇게 만들 거야.” 강여경이 이를 갈며 말했다. “하지만 일단은 보류해야 할 것 같아. 갑자기 강여름이 나타나서는… 방금 대표이사로 선출됐어.” “뭐?” 진현일이 놀라 펄쩍 뛰었다. “무조건 당선된다고 하지 않았냐? 뭘 어쨌길래 강여름 하나를 못 당해내?” 강여경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했다. “정호중하고 엮인 줄 누가 알았겠어. 우리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됐어. 내 여자친구가 화신그룹 대표 딸이라고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녔는데, 이제 얼굴 못 들고 다니겠군.”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오빠.” 강여경이 풀이 죽어 울먹였다. “무슨 말이 그래? 우리 아버지가 화신그룹 대표가 아니면 날 버리겠다는거야?” 현일은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쨌거나 강여경은 화신그룹 이사의 딸이니 매년 배당금만해도 엄청난 액수다. 황급히 멋쩍은 듯 웃었다. “그럴 리가 있나. 별 생각을 다한다, 너. 난 그냥 네가 그런 일을 당했다니 너무 화가나서 그랬어. 내가 좋아하는 건 강여경이야. 누구누구의 딸이 아니라.” “안심해 오빠. 조금만 기다려주면 상황이 바뀔거야. 강여름이 대표이사 자리에 앉긴 했지만, 오래가진 못할거니까.” 강여경이 악에 받쳐 이를 갈았다. “그렇겠지. 자리를 보존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으니까.” 진현일이 음흉하게 웃었다. “나도 있는 힘껏 널 도울게.” “고마워, 오빠.” ****** 12시 20분. 드디어 회의가 끝났다. 주주들이 한사람 한사람 여름과 정중하게 악수를 나누고 자리를 떠났다. “대표실로 모시겠습니다.” 비서인 노선경이 여름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 “네, 그럴게요.” 여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강태환이 여름과 정면으로 마주섰다. 어둡게 일그러진 얼굴로 여름에게 소리를 질렀다. “천하에 배은망덕한 것! 네가 지금 다 가진 것 같지? 그래, 너한테 잠시만 양보하지. 곧 다시 내 자리가 될 테니…” “시끄러워요!” 여름이 소리쳤다. 강태환은 여름이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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