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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1화

“네, 함께 해주시면 너무 안심될 것 같아요.” 전면창 앞에서 여름은 빙긋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내일 이사회에 여름은 사실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차진욱이 나와준다니 여름은 심장을 짓누르던 큰 바위가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나가…. 당신에게 배울 필요 없다니까….” “나가라면 나가죠. 이래 놓고 내일 다시 부르지 마십시오. 절대 안 와요!” “……” 갑자기 복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은 미간을 찡그리며 문을 열었다. 여름이 부른 선생님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문을 나서고 있었다. 복도에는 책이 마구 널부러져 있었다. 하준은 그 옆에 서 있었다. 여름이 나오는 것을 보더니 억울하다는 듯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화났다는 듯 여름을 노려보더니 서재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면서 문을 있는 힘껏 쾅하고 닫았다. “이 녀석, 열지 못 해? 어디 선생님께 이 따위 버르장버리냐? 우리 좋으라고 공부하라고 하냐? 다 너 좋으라고 하는 거 아니냐? 평생 이러고 문맹으로 지낼 셈이야? 여울이와 하늘이도 너보다 아는 글자가 많다.” 하준의 태도에 한병후는 있는 대로 화가 났다. “안 해! 공부하기 싫다니까! 날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글자 따위 몰라도 상관 없다고!” 하준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왔다.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니? 널 아끼니까 공부하라고 하잖아? 네가 더 잘 됐으면 해서!” 한병후는 머리가 아팠다. 자식을 가르쳐 본 경험이 없이 쉰이 넘어서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해도 오히러 하준을 자극하는 말만 할 뿐이었다. “여름이가 날 안 좋아하니까 공부 안 해. 다 필요 없어. 여름이만 날 좋아하면 된단 말이야!” 당당하기 그지 없는 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병후는 난감해졌다. “여름이가 왜 널 안 좋아해? 여름이가 선생님도 아닌데 널 어떻게 가르치냐? 그리고 여름이도 자기 생활이 있어. 어떻게 1분 1초를 다 너에게 붙어 있냐? 계속 이러면 여름이가 정말로 널 안 좋아하게 된다!” “……” 서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하준도 아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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