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6화
“왔구나. 아침 좀 들어라.”
송우재가 벙글벙글 웃으며 손짓했다.
“지난 번에 보니까 양 세프가 한 미역국을 잘 먹더구나. 내가 방금 새로 내오라고 했다. 아주 뜨끈뜨끈하단다.”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윤서는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수저를 들고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미역국을 먹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송영식은 더욱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막 태어났을 때부터 집안에서는 송영식을 물고 빨고 아껴주었다. 마치 무슨 인기 아이돌마냥 식구들마다 예뻐서 어쩔 줄을 몰랐었다.
‘그런데 지금은…, 뭐 다 내가 자초한 짓이지.’
“할아버지…”
송영식이 작은 소리로 불렀다.
송우재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윤서에게 말을 건넸다.
“얘야, 쟤가 왜 와서 저러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니? 쟤가 말이다, 며칠 전에 백지안이에게 차였다더구나.”
“아아, 어쩐지….”
윤서가 밥을 먹으며 알겠다는 듯 맞장구쳤다.
“그러게나 말이다. 어쩐지 갑자기 집에 왔다 싶었지.”
송우재가 갑자기 또 웃었다.
“우리 집이 무슨 호텔인 줄 아나?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으면 때려치우고.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고 말이야. 어쨌거나 우리 아무리 빌고 마음을 써도 저 녀석이 집으로 들어오긴 할 게다.”
송영식은 할아버지의 비아냥에 고개가 푹 떨어졌다.
“할아버지께서 집에 못 들어오게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제가 이전에 저지른 잘못을 사과 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눈이 멀었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전유미가 한숨을 쉬었다.
송우재의 분위기는 사뭇 싸늘했다.
“백지안이가 헤어지자고 안 했으면 네 녀석이 정신을 차렸겠느냐? 그 물건을 위해서 평생을 우리와 마섰을걸?”
“죄송합니다….”
송영식은 귀까지 빨개져서 그저 그 한 마디를 할 뿐이었다.
송윤구가 결국 입을 열었다.
“나와 네 할아버지가 너보다 인생을 살아도 한참을 더 살았다. 그런데도 너는 우리가 백지안을 모함한다고 생각했지? 이 나이에 우리가 뭘 얻겠다고 그런 물건을 모함하겠니? 우리가 지금까지 지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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