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5화
오해해서 미안했다고 말할가?
이제와서 다 부질없는 일이다. 이미 저세상으로 간 사람이 다시 돌아올 리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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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여름은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얼굴엔 온통 상처로 가득했다.
하준은 조심스레 곁에서 오렌지 껍질을 까고 있었다. 이제 백소영이 여름에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알았다.
인제 와서 아무리 사과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상처는 이미 생겼고 그저 그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기야, 우리 함께 그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보자. 진짜 범인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게.”
오렌지 하나를 까서 건네며 말했다.
“별로 먹고 싶지 않아.”
여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당신들 탓하자고 한 얘기 아니야. 내가 후회되서 그래. 좀 더 일찍 알아챘더라면 양유진이 그런 짓은 못 했을 텐데, 내 친구를 해친 인간과 결혼했다니.”
“당신 잘못은 아니지. 양유진 연기가 대단했지. 나도 놈이 정말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
하준은 자조섞인 말을 토로하면서 한편으로 여름을 위로했다.
그 뒤로 이틀, 여름은 내내 병실에만 있었다.
휴대 전화로 뉴스도 보지 않았기에 인터넷을 뒤덮은 자신에 대한 악플도 볼 수 없었다.
여름은 견딜 수 있었지만, 윤서는 그렇지 못했다.
윤서는 그런 악플에 뚜껑이 열릴 지경이었고 여름의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욕을 퍼부어댔다.
“뭘 안다고 아무 소리나 막 하는 거야? 아, 열받아. 양유진이 그런 인간일 줄이야. 경찰이 겨우 5일 구류로 끝낸 거 알아? 아오, 열 받아. 널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5일? 아오오!”
“어쩔 수 없어, 자수했잖아. 태도도 좋고 여론도 다 그 쪽으로 기울었으니 경찰서에서도 더 큰 처벌은 어려웠겠지.”
여름이 냉랭하게 말했다.
“인터넷상에서 저 난리인데 너도 뭐라고 좀 해라. 양유진도 대단해 진짜. 그 얘기 올라간 지 며칠인데 아직도 실검 차트 에서 내려올 기미가 안 보이더라.”
윤서가 어지간히 속상한 모양이었다.
“지금 네 상태가 딱 나 그때랑 비슷하다. 나가자마자 계란 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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