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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문자를 확인한 김도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잠깐 나갔다 온다는 게 이거였어? 온지성이랑 밥 먹으러 간 거야? 이제 막 나간다는 거지?’ 김도하는 언짢은 기분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며 타이핑했다. [어디로 가는데?] 온지성은 문자를 확인하더니 자랑하듯 답장했다. [시내 근처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간다네? 왜? 너도 올 거야?] 온지성은 문자를 보낸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내려놓고선 안윤아의 뒤를 따라 함께 차에 올랐다. 차 안에는 은은한 자스민 향이 가득했다. 운전석에 앉은 안윤아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천천히 양쪽 창문을 내렸다. 이서현과 함께 뒷좌석에 앉은 온지성은 그 모습을 보고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윤아 씨, 창문을 열면 차 안의 향기가 사라지잖아요. 얼마나 아까워요.” 안윤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차에 시동을 걸고 온지성을 힐끗 쳐다보며 답했다. “서현이가 후각이 예민해서 이런 향기를 잘 못 맡거든요.” “그래서 제 차를 타면 항상 이렇게 창문을 열어줘요. 비싼건 아니니까 아까워할 필요 없어요.” 온지성은 뭔가 깨달은 듯 야비한 웃음을 짓더니 감개무량하며 말했다. “도하 차에서는 특유의 우디향이 나거든요.” “서현 씨가 좋아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안윤아는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더니 운전하며 입을 열었다. “우디향 좋아하는 사람은 임태연밖에 없을걸요?” “그 개자식이 누굴 좋아하는지 잘 알면서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죠? 두 사람 소꿉친구 아니었나?” 안윤아의 표정에는 싸늘함이 번졌다. 그제야 말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온지영은 입을 꾹 닫은 채 가는 길 내내 창밖을 주시했다. 30분 후. 차는 천천히 프렌치 레스토랑 입구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안윤아는 차 키를 벨보이에게 건넨 뒤 자연스레 뒤로 걸어가 이서현 쪽의 문을 열어줬다. 이서현과 온지성은 안윤아의 발걸음을 따라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 레스토랑에서는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창밖 풍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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