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김도하는 침묵에 잠겼다. 잠시 후에야 그는 충격 속에서 벗어났다.
“돈 벌어서 뭐 하려고? 전에는 왜 네가 돈 밝히는 걸 몰랐을까.”
이서현은 그를 바라보며 애매하게 대답했다.
“전에는 도하 씨가 힘들게 돈 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내로서 최대한 아끼려고 했죠. 아무리 재벌가라고 해도 말이에요. 근데 지금은 돈이라도 챙겨둬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안 그러면 예전의 그녀처럼 돈도 사람도 전부 잃게 된다.
어차피 임태연에게 쏟아부을 돈이다. 그럴 바에는 그녀의 주머니에 챙겨 넣는 게 나았다. 후에 창업할 때 쓸 수도 있고 말이다.
김도하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이혼만 안 한다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게 할 수 있어.”
이서현은 곧바로 머리를 흔들며 거절했다.
“됐네요. 사모님 자리는 임태연 씨한테 넘겨줄게요. 저도 눈치라는 게 있어요. 제가 빨리 사라져 줘야 임태연 씨가 내연녀 소리를 안 들을 거 아니에요.”
임태연은 보통 내연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김도하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첫사랑이었다.
이서현에게는 경쟁할 자격이 없었다. 그리고 얻지 못하는 것이 좋아 보이는 법이 아니겠는가?
김도하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래, 눈치는 있네.”
칭찬하는 것인지, 비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투였다.
이서현은 한결같은 말투로 말했다.
“당연히 그래야죠. 저라고 두 분 사이 걸림돌이 되고 싶은 줄 알아요? 그래도 저 때문에 두 분의 시간 낭비하게 돼서 참 죄송하게 됐어요.”
김도하는 ‘두 분’이라는 말이 유난히 귀에 꽂혔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 시도 때도 없이 그 여자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아니면 재혼이 급한 쪽은 네 쪽인가? 김강인이랑 결혼해야 하니까?”
김강인이 준 연고를 망쳤다고 뺨 맞았던 것만 생각해도 그는 어이가 없었다. 남을 위해 남편을 때린다는 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그는 안중에도 없다는 뜻인 것 같았다.
이서현은 피식 웃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하지만... 첫 질문은 맞았어요. 이혼 빨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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