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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김강인은 이서현의 손을 잡고 우지혁의 앞으로 갔다. 그러고는 다소 명령 같은 말투로 말했다. “선생님, 이거 좀 봐줘요.” 머리를 들어 이서현의 얼굴을 본 우지혁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서현아, 네가 왜 여기에 있어?” 5년 전, 우지혁은 경신 의대에서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서현은 학교 다닐 때 그와 랩실을 함께 썼던 사이다. 우지혁은 조심스럽게 상처를 살펴보더니 소독부터 했다. 이서현은 아픈 듯 미간을 찌푸렸다가 우지혁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저 김도하 씨랑 결혼했어요. 요즘은 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고 해서 돌아왔고요.” 김도하의 이름을 듣고 우지혁은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금방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이제야 마주친 거구나.” 김강인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이서현에게 물었다. “아는 사이야?” “네, 대학 때 선배예요. 경신 의대에서 같이 공부했었어요.” 우지혁은 상처를 처치하며 말했다. “너 졸업하면서 병원의 제안을 전부 거절했다며? 랩실에 남아 달라는 말도 거절했다고 하던데, 요즘 뭐 하고 있어?” 이서현의 상처는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소독하고 부기 빼는 약만 바르면 처치도 끝이다. 이서현은 손을 거두면서 미소를 지었다. “산부인과에서 잠깐 일한 적 있어요. 근데... 얼마 전 해고당했어요. 지금은 그냥 백수죠, 뭐.” 우지혁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너 공부 잘했었잖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일하기에는 아깝지 않아?” 이서현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적어도 그때는 아깝지 않았어요.” 김강인은 놀란 표정으로 이서현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화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의사가 돼서 손을 이 지경이 되도록 굴린 거야? 내가 데려오지 않았다면 의사 볼 생각도 없었지?” 이서현은 머리를 들어 김강인을 바라봤다. “저도 의사예요. 이 정도는 혼자서 처치할 수 있어요. 지금이 아니더라도 돌아가서 처치했을 거예요.” 이 말을 듣고 김강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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