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김수영, 우리 곧 이혼할 거야. 이제 언니라고 부르지 마. 걔가 뭘 하는지 굳이 나한테 보고하지 않아도 돼. 누구를 따라가든 내 알 바 아니니까. 숙모라고 불러줄 수도 있으니, 김강인이랑 결혼하겠으면 그렇게 하라고 해.”
김도하는 이서현이 재차 자신을 밀어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도 구질구질하게 굴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김도하의 말은 누가 들어도 홧김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수영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잠시 넋이 나갔다가 장인하가 했던 말이 떠올라 주저하며 물었다.
“오빠, 혹시 삼촌이 언니랑 너무 친해져서... 질투하는 거야?”
안 그러면 김도하가 이런 반응을 보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김도하는 어이없는 듯 피식 웃었다.
“그것도 말이라고 하는 거야? 내가 미쳤다고 걔를 위해 질투해?”
김도하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그렇기에 김수영은 더 수상하게 느껴졌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해서 더 찝찝한 느낌이랄까?
‘그나저나 우리 오빠 말 참 더럽게 하네. 나 같아도 뺨 때리고 싶겠어.’
만약 장인하가 그런 말을 했다면 그녀는 구급차가 올 때까지 팼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친오빠였기에 속으로만 생각할 뿐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언니 손 엄청 심하게 다쳤어. 그냥 와서 챙겨주면 안 돼? 삼촌도 언니 데리고 가정의한테 가는 것 같아.”
김도하는 피식 웃으며 부어오른 얼굴을 만졌다. 어쩐지 웃긴 기분이 들었다. 자기 얼굴도 이렇게 아픈데, 이서현의 손은 오죽하겠나 싶었다.
“걔는 아파도 싸. 신경 쓰지 마.”
터무니없는 대답에 이수영은 말문이 막혔다. 이제는 숨까지 막힐 지경이었다.
앞으로 김도하와 얘기하기 전에는 보험이라도 들어야 할 판이었다. 조만간 숨이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껏 참다가 뺨 한 번만 때린 이서현이 대단할 지경이었다.
김수영은 장인하를 힐끗 보며 그럴싸한 이유를 찾아 전화를 끊었다.
“오빠, 난 우주 보러 가야 해서 이만 끊을게.”
김수영이 부리나케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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