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이내 소파에 앉은 김도하를 발견하자 깜짝 놀라더니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서류 가방을 현관 수납장에 올려놓으면서 말했다.
“김서방이 오늘 어쩐 일로 집에 왔지?”
김도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한 태도로 이정남에게 인사를 건넸다.
“장인어른, 오랜만이네요. 오늘 마침 시간이 남아서 서현이랑 같이 얼굴 뵈러 왔어요.”
이정남은 김도하의 대답이 믿기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없이 인사치레를 계속했다.
“다행이구나. 오랜만에 네 장모님 음식 솜씨 맛볼 수 있겠네. 이따가 밥 먹고 나랑 서재 가서 바둑이나 둘까?”
김도하는 흔쾌히 대답했다.
“제가 장인어른보다 훨씬 못할 텐데 망신이나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정남은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야. 가볍게 시간이나 때우자는 건데, 뭐. 김서방도 서 있지 말고 얼른 식사해.”
말을 마치고 이정남은 현관으로 걸어가 의자 두 개를 챙기더니 이서현의 맞은편에 놓았다.
이서현은 소파에서 일어나 거실로 가서 정미숙에게 같이 밥 먹자고 했다.
결국 식사 자리는 2시간 넘게 지속되어서야 끝이 났다.
밥을 먹고 나서 김도하는 이정남과 바둑 두러 갔고, 이서현은 정미숙을 따라 주방에서 설거지했다.
방음이 꽤 잘 되어 있는지라 모녀는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
“딸, 김서방의 모양새를 보아하니 너한테 무관심해 보이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정도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네 아빠와 바둑 둘 필요도 없을 텐데 흔쾌히 승낙했잖아. 더군다나 너랑 방까지 같이 쓰겠다고 하니 희망이 있는 거 아니야?”
이서현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도하 씨도 그동안 찰거머리처럼 붙어 있던 여자가 갑자기 자기 곁을 떠난다는 사실에 적응이 안 되어서 그럴 거예요. 와이프도 있는 유부남이 외도를 저지르다니, 어떻게 보면 남자의 소유욕 때문에 이혼하기 싫을지도 모르죠. 혹은 내가 먼저 이혼 얘기를 꺼내서 체면이 구겨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정미숙은 딸의 말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그럼 앞으로 무슨 계획인데? 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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