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강이준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자신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랐다.
“이제 나를 그렇게 철저히 밀어내는 표정은 짓지 말아줘.”
그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예전 것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건 내가 너를 향한 마음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아.”
그의 기대에 찬 눈빛을 마주하던 순간, 이시연은 잠깐 멍해졌다.
마치 시간의 강을 건너 5년 전의 강이준과 지금의 강이준이 겹쳐진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들이닥친 것은 더 큰 허망함이었다.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뻔하기도 했고 말이다.
“너도 말했잖아. 다르다고.”
저 멀리서 호텔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대화 장면을 목격한 주예은이 캐리어를 끌며 서둘러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그녀는 이시연 앞에 서며 강이준을 막아섰다.
그러자 강이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신인 주제에 왜 자꾸 이렇게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거지?’
하지만 이시연이 그녀에게 보이는 태도 때문에 쉽게 나무랄 수도 없었기에 강이준은 애써 참으며 말했다.
“시연아, 나는 여전히 나야. 뭐가 달라졌다는 거야?”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았는지라 이시연은 조용히 차 문을 열고 주예은에게 먼저 타라고 손짓했다.
강이준의 간절한 눈빛을 보면서도 그녀의 표정엔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다.
“지금의 넌 그저 지금의 너일 뿐이야.”
이 말만 남긴 채 그녀는 강이준이 더 말을 붙일 틈도 주지 않고 차를 몰아 떠났다.
...
이시연이 오늘 돌아온다는 소식을 미리 들은 육성재는 미리 레스토랑 예약을 해두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함께 육씨 가문의 본가를 찾아 어른들을 뵈었다.
양어머니인 성미현은 육서진의 친어머니였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이시연을 붙잡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돌아갈 즈음엔 이미 밤이 깊어 있었고 두 사람은 내일 같이 쇼핑을 하기로 한 뒤 헤어졌다.
다음 날 오전, 둘은 반나절 동안 함께 쇼핑을 다녔다.
대부분 성미현이 이시연을 위해 옷, 신발, 액세서리를 골라주는 시간이었다.
“이모,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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