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
이시연은 주예은과 임지성을 도와 물건을 나눠준 뒤 몇 마디 당부했다.
“나 내일 하루 쉬거든. 이참에 집에 가서 갈아입을 옷 좀 챙겨 올 거야. 그동안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두 사람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시연과 강이준은 거의 같은 시간에 촬영장을 떠났지만 각자 다른 길로 나섰기에 다시 마주치지는 않았다.
강이준은 요즘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고 마침 친구가 술자리에 초대하자 별 고민 없이 바로 차를 몰고 모임 장소로 향했다.
그는 여전히 깔끔한 슈트 차림으로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방으로 들어섰다. 날카로운 눈빛과 기분 나쁜 표정은 누가 봐도 가까이 다가가길 꺼리게 만드는 분위기였다.
이미 방 안에서는 친구들이 한창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지만 강이준이 들어오자 다들 당황한 얼굴로 멈춰 섰다.
“뭐야, 무슨 일 있어? 표정 왜 이래?”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들 중 송민준은 고등학교 때부터 강이준과 친구였으며 이시연과 강이준의 연애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사람이었다.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일을 떠올리며 그는 낮게 물었다.
“설마 시연이랑 싸운 거야?”
송민준은 과거에도 몇 번 장아라와 강이준 사이의 과도한 친밀감을 지적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한 번에 상황을 짚어냈다.
“혹시 영화제에서 그 팔찌 때문에 싸웠어?”
강이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옆에 있는 사람이 건넨 술을 받아 한입에 들이켰다. 뜨거운 술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그의 신경을 더욱 자극했다.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비웃듯 말했다.
“왔으면 놀기나 해. 그런 얘길 왜 꺼내? 야, 우리 이준이가 여자가 부족해? 그딴 여자애 하나 때문에 몇 년을 참아줬으면 된 거 아니야? 민준아, 너는 참 답답해.”
그의 태도는 여자를 그저 소모품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필요하면 가지려고 하고 싫증 나면 버리는 식으로.
송민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말 함부로 하지 마. 이준이랑 시연이는 너 같은 경우랑은 달라.”
강이준은 고개를 들어 방금 말한 사람을 바라봤다. 누가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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