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장
“이, 이딴 거 내가 탐낼 줄 알아?”
강이서는 이를 악물며 체면을 지키려는 듯 귀걸이를 잡아 벗어던졌다.
이시연은 고개를 들어 강이서를 바라봤다. 이시연의 눈동자는 잔잔히 흔들리는 물결 같았고 그 속에는 어딘가 짓궂은 기운이 담겨 있었다.
“내가 전에 말했잖아? 정말 자존심이 있다면 내가 준 모든 걸 다 버렸어야지.”
이시연은 강이서의 굳어가는 얼굴빛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참고로 말하는데 처음부터 내가 자발적으로 준 거니까 버리기만 하면 돼. 굳이 돈까지 물어내지 않아도 돼.”
강이서는 이를 악물고 눈이 튀어나올 듯 부릅떴다. 순간적으로 그녀는 헷갈렸다.
‘설마 진짜 오빠랑 헤어질 생각이야? 아니면 왜 이렇게 대놓고 나를 적대하지?’
이시연의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됐다. 강이준의 이 사촌 동생은 정말 기고만장하고 허영심만 가득 차 있었다.
학교에서 강이서는 항상 자신의 체면을 위해 강이준이 그녀의 오빠라고 말하며 다녔다.
강이준은 밖에서는 품위 있는 귀공자 같은 이미지를 유지했기에 사람들은 그의 집안 형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덕에 강이서의 친구들 역시 그녀의 집안이 부유하다고 믿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이준의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고 강이서는 더더욱 가난했다.
그녀가 지금까지 들고 다닌 명품 가방이나 옷, 액세서리 대부분은 사실 이시연이 사준 것이었다.
강이서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바닥에 놓인 음료 박스들을 힐끔 보았다.
‘원래 저 돈도 전부 나를 위해 써야 했던 돈이잖아!’
그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진짜 이렇게 막 나가도 돼? 오빠한테 다 얘기할 거야. 너 이렇게 입만 살았다는 거 알면 오빠도 널 질색할 거라고!”
강이서는 이시연이 정말 헤어지려고 한다는 생각을 끝까지 부정하고 싶었다.
‘지금도 허 선생님을 못 오게 막고 있잖아. 또 이 며칠 사이 계속 오빠 앞에 나타나는 거며, 아라 언니를 밀어내고 영화 배역까지 못 따가게 한 것까지. 다 오빠의 관심을 끌려고 그러는 거겠지.’
그녀는 확신했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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