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장

마스크를 쓴 반예준이 이시연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시연은 잠시 멈칫하다가 차를 몰고 다가갔고 창문이 내려가면서 예쁘지만 무표정한 얼굴이 드러났다. “이시연 감독님,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곤란하게 하고 기분 상하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제 해명을 전혀 듣지 않고 오히려 제가 강압적으로 해명하길 강요받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평소 온화한 표정과 다른 모습에 반예준은 죄책감과 자책이 담긴 괴로운 표정을 보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찾아온 건 사과드리는 것 말고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해서요. 제가 뭘 하면 될까요? 더 늦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작품 촬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해주세요.” 이시연은 고개를 숙였다가 조금은 괴로운 표정으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성가시게 된 건 사실이에요. 회사 측에서도 해명했지만 팬들이 듣지 않죠. 다들 나보고 작품 그만두래요.” “그, 그럼 어떡하죠? 아니면 제가 기자회견을 열고 생방송으로 해명하면 될까요?” 그의 말엔 이상한 낌새가 없었고 이시연보다 더 괴로워 보였다. “저 때문에 괜히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나도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그쪽이랑 여배우를 응원하는 거 아닌가요? 그럼 차라리 두 사람이 함께 생방송을 하죠? 여전히 사이가 좋고 나랑은 그저 일로 만난 사이라고요. 팬들은 두 사람이 여전히 다정한 모습을 보이면 또다시 애정행각을 포착하는 데 집중할 거고 우리 루머도 알아서 밝혀질 텐데 그건 어때요?” 이시연은 자기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듯 웃는 얼굴과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반예준의 얼굴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몇 초 후 쓴웃음을 지었다. “감독님, 놀리지 마세요. 지금 제가 커플 팬들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알잖아요. 계속 그 흐름에 따라가다간 이 바닥에서 퇴출당할 거예요.” 그의 말이 끝나자 맞은편에 있던 사람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배후를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