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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장

이제 배후의 주동자가 나타날 차례다. 이시연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까지 갔고 이미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기에 주차장에는 차도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한눈에 익숙한 검은색 차를 발견했고 상대는 차에서 내리는 순간 그녀를 발견했다. 강이준의 얼굴은 전보다 더 초췌해 보였지만 깔끔하게 면도했고, 드물게도 정장이 아닌 이시연이 예전에 사준 캐주얼한 옷을 입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자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이시연의 얼굴에 놀란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시연아.” 이시연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그와 거리를 두었다. “하나만 물어볼게. 반예준은 무슨 역할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강이준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인터넷 기사 다 봤어. 난 널 도와주러 왔어.” “도와준다고?” 이시연은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었다. 그건 조롱이 분명했지만 강이준은 애써 무시하려 했다. “시연아, 나한테 돌아와. 우리가 함께하면 그 소문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거야.” 작품이 거의 없는 신인 반예준이 어떻게 대세 영화배우인 자신과 비교가 되겠나.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굴 선택해야 하는지 잘 알 거다. “내가 왜 널 선택해야 하는데? 날 배신한 사람을?” 그녀의 말은 강이준의 가슴을 찌르는 가시처럼 느껴졌고 이제야 그는 자신이 정말로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신 뒤 가슴 속 응어리진 감정과 희미한 후회를 억누르며 말했다. “지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건 너야.” 강이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려고 애썼다. “시연아, 고집부리지 마. 이 일이 계속되면 너한테 좋을 게 없어.” “강 배우님께선 제 일에 신경 끄세요.” 이시연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눈빛은 얼어붙은 듯 다가갈 수 없는 느낌을 뿜어냈다.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시선을 거두더니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고 강이준은 이를 갈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이시연, 너 정말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너를 유정 엔터에서 내보낸 사람은 내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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