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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장

이시연은 댓글을 훑어보며 인상을 찌푸렸고, 싸늘하고 덤덤한 눈동자 속 깊은 곳에서부터 서리가 내린 듯 차가운 기운이 서서히 퍼져나갔다. 전지유를 올려다보며 불안하고 화가 난 듯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그녀가 이미 온라인에서 소식을 접했다는 것을 알았다. “역시 그쪽을 노렸네요.”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사건의 타깃은 명확하게 드러났고 뒤에서 판을 주도하는 배후에 대해서도 이미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반예준 교체해요. 그렇지 않으면 계속 난장판이 될 거예요.” 그녀가 대답이 없자 전지유도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지금 그 사람을 내보내면 더 해명하기 힘들고 사람들이 수상하다고 생각할까 봐 그래요?” 그녀는 짜증을 내며 소파에 앉았다. “애초에 내가 좀 더 고집을 부렸어야 했어요. 지금 반예준과 재언 그룹에서 해명 글을 올렸지만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저쪽 팬들은 자기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 같아요. 이해가 안 되네요. 이런 일이 터져서 좋을 게 뭐가 있어요? 설마 그 상대 여배우가?” 이시연은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일어나 통유리창 앞에 서서 높은 빌딩들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꺼냈다. “그 사람 같지는 않아요. 생각해 봐요. 만약 그 사람이라면 커플을 떼어놓는 데 성공해도 반예준의 앞길을 망치게 될 텐데 앞으로 어떤 남자 배우가 같이 일하려고 하겠어요? 그 사람이 주동자는 아니에요. 반예준의 해당 배역 오디션 영상을 모두 공개해 그가 실력으로 캐스팅된 것임을 증명해요. 그렇게 부당한 수단으로 캐스팅했다는 소문을 해명하지 않으면 재언 그룹과 우진 그룹의 명성에 타격을 입힐 거예요. 커플을 떼어놓는다는지, 나와 반예준의 관계를 의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그 말을 들은 전지유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회사 직원들에게 연락해 영상 정리를 시작했고 재빨리 온라인에 올렸지만 이 증거 영상 역시 반예준의 해명과 마찬가지로 커플 팬들은 믿지 않고 여전히 이시연이 반예준에게 빌붙으며 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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