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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김건국이 묻자 유도현 역시 호기심이 생긴 듯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이시연을 바라봤다. “시연 씨, 마침 저도 시연 씨 실력이 궁금했는데 한 번 얘기해 보세요. 제가 들어볼게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혹시나 틀릴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야 선생님이랑 저도 시연 씨를 가르칠 수 있어요. 시연 씨는 아까 여자 배우분이 이 역할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이시연도 펜을 내려놓고 대답했다. “방금 여배우분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어요. 이 역할을 맡게 된다면 분명 빛을 발할 거예요.” 유도현의 눈빛이 흔들렸다. 강이준의 입가에는 냉소가 떠올랐다. 그조차도 아까 여배우가 연기를 잘하고 외모도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할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시연은 어울린다고 말하다니 유도현의 표정이 변한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면 돌아가서 제대로 공부하고 오는 게 어때? 여기서 유 감독님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강이준은 비아냥거리며 느긋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김건국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아내를 바라봤다. 안여정은 생활 한복을 입고 있었고 그 위에는 은은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옥으로 만든 비녀로 머리를 단정히 올렸고 하얀 숄을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우아한 걸음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희미한 빛이 그녀에게 비추며 피부가 화사하게 빛나고 있었다. 비록 이제는 소녀가 아니었지만 소녀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결코 세월이 그녀에게 앗아간 건 젊음이 아니었다. 되레 깊은 품격을 남기고 떠났다. “전 오히려 시연의 말이 맞는 것 같은데요. 방금 여배우분이 이 역할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겉은 여리여리하지만 실은 잔인한 캐릭터가 더 흥미롭지 않나요? 청순한 외모에 옅은 메이크업을 한 채 작품 속 모든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 뒤 사랑하는 남자 주인공만 남기는 거죠. 여러분은 흥미롭지 않나요?” 안여정은 목소리마저 매력적이었다.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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