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장아라는 잠시 멍하니 서 있더니 입술을 꼭 깨문 채 울먹이며 말했다.
“나...”
“시연아, 너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누구 말도 안 들을 생각이야?”
강이준은 화가 난 듯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아라는 성격이 온순해서 아무리 네가 마음대로 대해도 신경 쓰지 않겠지만 난 아니야.”
그들 사이의 문제는 그들끼리 해결하면 될 텐데 이시연은 왜 계속 장아라를 겨냥하는 걸까?
‘내 곁에는 오직 그녀만 있어야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던 강이준은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네 생각엔 내 곁에 너 하나만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거라면 차라리 촬영도 접고 매일 너랑 집에만 틀어박혀 사는 게 어때?”
강이준은 욱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마치 오랜 적이라도 상대하는 것처럼 화를 냈다.
이시연은 강이준이 이웃집 여동생을 위해 자신한테 화를 내는 모습에 비웃음을 터뜨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강이준은 더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헤어졌고 그녀는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이제는 강이준이 아무리 위협하거나 추궁해도 이시연은 더 이상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사과하며 그의 기분을 맞춰 줄 일도 없었다.
그들의 다툼은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그중 한 명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강 배우님이랑 장아라 아니야?”
“맞네. 역시 둘이 사귀나 봐!”
“장아라 손에 있는 저 구슬 팔찌도 강 배우님 거잖아. 항상 차가운 이미지라서 성적으로 냉담한 사람인가 싶었는데, 이렇게 연애 사실을 들켜버리다니!”
“근데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지만 이시연의 귓가에 들어왔다.
이시연은 강이준의 텅 빈 손목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장아라의 손목에 다소 헐렁해 보이는 팔찌를 봤다.
한때는 그녀가 매우 소중히 여겼던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그녀의 눈에 서린 경멸과 냉담함은 어딘가 묘하게 소름 끼쳤다.
이시연의 반응에 장아라는 등골이 서늘해지더니 몸이 굳어졌다.
강이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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