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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장

강이준은 짜증스럽게 일어나 사무실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다가 조금 진정되자 자리에 앉아 대본을 계속 보았다. 이 대본은 지금 그에게 가장 큰 기회였고, 이것만 손에 넣으면 그가 망신당하길 기다리는 사람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눈에는 허정민이 그만큼 유명하긴 했지만 실력은 대단하지 않았다. 대상을 세 번이나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드림 엔터가 그를 위해 자원을 쏟아부으며 전부 호감형 역할만 맡았기 때문이었다. 밑바닥부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은 자신과 돈만으로 그 자리에 올라간 허정민이 어떻게 비교가 되겠나. 심호흡하고 대본을 계속 보던 그는 반 페이지도 채 보지 못하고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었다. 강이준은 화를 내며 대본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왜 읽히지 않을까. 전에는 어떻게 작품 역할을 이해하고 연기했더라? 소파에 기댄 채 고개를 살짝 들자 천장의 불빛이 눈을 아프게 찔렀다. 강이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눈을 감다가 이시연이 유정 엔터 제작팀에 있을 때 두 신인을 도와 대본을 분석해 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과거 이시연은 그의 대본 진행 방향, 인물을 전부 세세하게 분석해 주었다. 인물의 내면 성격부터 이미지에 부합하는 작은 동작까지 일부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특별히 선생님까지 모셔 와 어떻게 생동하게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었다. 그땐 참 좋았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이시연의 눈빛은 늘 다정하고 사랑스러웠고, 두 사람은 항상 이야기할 거리가 무궁무진했다. 그런데 언제부터 둘의 대화가 점점 줄어들었을까. 그리고 어쩌다 두 사람은 이렇게 낯선 사람처럼 되었을까. 강이준은 이시연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머릿속에 떠올라 벌떡 일어났다. 라울 작품의 역할을 꼭 잡아야 한다. 강이준은 이시연이 살던 작은 아파트까지 차를 몰고 가서 심호흡한 뒤 문을 두드렸지만 이전과 달리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잠시만요.” 한 남자의 목소리에 강이준은 가슴이 내려앉았다. 이시연이 감히 다른 남자를 집에 데려오다니! 문을 연 남자는 강이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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