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전지유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지만 입가에 머금은 미소는 여전했다.
강이준이 대놓고 말하진 않아도 그 의미는 분명했다.
“친구조차 마음대로 사귀지 못하면.”
전지유가 담담하게 웃었다.
“이 세상에 재미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강이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위선적인 사람도 있죠.”
“지금 이시연 씨가 내 앞에서 착한 척을 한다는 말인가요?”
강이준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침묵은 때로 모든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거 알아요? 이시연 씨한테도 그쪽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어요.”
강이준의 핸들을 잡은 손이 무의식적으로 조여졌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
“뭐라던가요?”
전지유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바로 말하지는 않았다.
강이준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고, 그녀의 표정이 여전히 평온한 것을 보고 자신도 최대한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
다만 핸들을 잡은 손에는 계속해서 힘을 주고 있어 손등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혈관이 선명하게 보일 뿐이었다.
이시연은 영리했고 자신이 커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전지유에게 접근하는 이유를 알았을 것이다.
지금 그에게 심술을 부리고 있을 때라 좋지 않은 말을 한 게 분명했다.
강이준은 마음속으로 짜증이 났지만 겉으로는 본래의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전지유는 넋이 나간 듯 한참이 지나서야 뒤돌아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냥 서로 잘 모른다고 해서 더 이상 말을 안 했어요.”
시선을 내린 남자의 목울대가 꿈틀거리며 화를 삭혔고 천천히 한숨을 내쉬고는 대수롭지 않은 듯 웃었지만 더 말을 이어갈 생각이 사라졌다.
“재언 그룹 대본 거절했다고 들었는데요?”
이상할 게 없는 어투였지만 강이준은 조심스럽게 망설이다가 말했다.
“대본을 봤는데 역할이 나랑 안 맞는 것 같아요. 내가 전에 세계적인 대상 받은 것 알죠...”
그는 문득 이시연이 그 문학 영화를 하자면서 설득하던 말이 떠올라 잠시 멈칫했다.
강이준은 눈동자를 움찔하다가 말을 이어갔다.
“도전이 필요한 역할이나 난도가 있는 역할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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