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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장

전지유가 외치는 이름을 들은 강이준은 무의식적으로 앞을 바라보다가 이시연과 눈이 마주쳤다. 웃으려던 그녀의 얼굴이 그대로 경직되는 것을 똑똑히 본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주위를 훑어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멀리 떨어져 있고 이시연만 고립된 것처럼 다른 곳에 혼자 앉아 있자 강이준의 눈가에 조롱이 담겼다. 이시연 정도 위치에서 재언 그룹과 협업하러 오는 건 참 주제넘은 행동이었다. 그는 전지유의 뒤를 따라 오만하게 걸어오며 동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시연은 알게 될 거다. 그가 없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누가 쳐다보기라도 하겠나. 전지유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아저씨 말로는 오늘 촬영하러 온다고 해서 특별히 보러 왔어요. 준비는 잘했어요? 긴장되진 않아요?” 이시연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긴장 안 해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옆에서 강이준이 피식 웃었다. “졸업하고 연출은 한 적도 없고 얼마 전 촬영도 선생님 덕분에 유 감독이 받아준 건데 이번에도 그렇게 운이 좋을 것 같아?” 적나라한 그의 조롱에 전지유는 옆으로 흘깃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해봐야 알죠.” 덤덤하게 웃는 전지유의 표정은 딱히 이상할 게 없었고 이시연도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겠어요? 강 배우님은 저에 대해 잘 아시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강이준은 깊게 응시하며 아니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전지유가 바라보는 시선에 무심하게 말을 돌렸다. “열심히 해.” 눈에는 여전히 경멸의 눈빛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저쪽에 있던 스태프가 이시연의 이름을 불렀고 이시연은 전지유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짐을 챙겨 저쪽 사람들 틈으로 걸어갔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뒤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강이준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전지유가 그녀를 따라가 지켜보려는데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전지유 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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