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장

이시연은 화가 난 최숙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억울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설마 그 재벌가 사모님들이 여사님을 초대하지 않는 이유가, 여사님의 신분이 너무 높아서 그들이 자괴감을 느껴 감히 초대하지 못하는 거로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최숙희는 분노를 참기가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귀부인의 자태를 유지하려고 했다. “정말 천박하네요! 어떻게 우리 엄마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강이서는 욕지거리를 하면서 이를 악물고 이시연을 바라보았다. “허영미 선생님에게 절 가르치지 말라고 할 때 유정 엔터에서 쫓겨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죠? 이게 다 인과응보예요. 길바닥에서 굶어 죽어 들개의 밥이 될 준비나 해요!” 이시연은 시선을 들었다. 그들은 소식이 참 빨랐다. 이시연은 의미심장하게 두 사람을 바라보았고 강이서와 최숙희는 그 눈빛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최숙희는 예전에 알게 모르게 이시연을 많이 괴롭혔었다. 그녀는 이시연처럼 눈치가 빠른 사람이 그녀의 뜻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시연은 항상 예의를 갖춰 그녀를 대했다. 이시연이 그동안 참고 견뎠던 건 강이준을 사랑해서 강이서와 최숙희도 포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 이시연은 강이준을 위해 간이든 쓸개든 다 줄 사람처럼 보였다. 비록 이시연과 강이준이 헤어졌다는 건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최숙희는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이시연이 밀당을 하는 거로 생각했다. 최숙희는 같잖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네 속셈을 모를 것 같니? 나도 너랑 같은 여자야. 그런 방식으로 이준이의 마음을 돌려세울 생각이겠지. 난 네 수작에 넘어가지 않아!” “내가 오늘 이곳에 온다는 걸 어떻게 안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난 김에 얘기할게. 예전에 이준이가 만나줬던 걸 고맙게 생각해. 그래도 네가 그동안 이준이 곁에 오래 있었던 걸 생각해서 조금은 봐줄게. 네가 예전처럼 얌전히 고개를 숙이고 우리 강씨 가문 사람들을 정중하게 대한다면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