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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경비원이 건넨 말 한마디는 호수의 너울처럼 내 마음속에 물결을 일으켰다. 누군가 나의 생사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감기라도 걸리겠어요. 빨리 댁으로 돌아가세요.” 경비원의 재촉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왔던 길을 돌아갔다. 그러나 내 뒤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위치에서 내가 멈추면 그도 멈추고 내가 걸으면 그도 따라 걸었다. 고개를 돌리자 경비원이 갑자기 앞장을 서며 말했다. “그쪽 따라가는 거 아니에요. 마침 이쪽을 순회할 시간이 되어서 그래요.”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인지 내 눈을 마주 보지 못하고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난 거짓말을 모르는 척하고 계속 길을 걸었다. 내가 별장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경비원은 그제야 발을 돌렸다. 그러나 문을 열려고 했으나 별장 대문이 잠겨버렸다. 여러 번 외쳐도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고 난 대문 밖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지승민은 내가 밖으로 나간 걸 알고 있으니 문을 잠그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날 밖에 가두고 싶은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김현호. 얼마나 지났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여전히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승호 형, 누나가 형 때문에 깨서 지금 화가 난 상태예요. 절대 집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하는데 어떡해요?” 김현호는 늘 그랬듯 약 올리는 말투였다. 몸을 일으켜 세운 나는 울타리를 사이 두고 김현호와 시선을 마주했다. 한참 뜸을 들이고 입을 열었다. “김현호, 임다은이 나한테 잘해주는 게 두려워?” 김현호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다은 누나한테 나와 형은 다른 존재예요.” “당연히 다르지. 난 법적으로 그녀의 남편이지만 넌 그저 내연남에 불과하니.” 김현호와 함께 지내며 난 그를 자극할 만한 단어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김현호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난 아이의 아버지이죠.” “혹시 평소에 그런 생각으로 자신을 위안했던 거예요?” 내가 되물었다. “지금 내가 미래의 네 모습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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