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송민지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천 근짜리 돌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과거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생에 그녀가 이시아를 다치게 해서, 배민훈이 그녀를 보내기로 결정한 건가?
그녀는 전생에 이시아에게 했던 짓을 생각하니, 자신이 너무 나쁘게 느껴졌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서 하마터면 그녀의 다리를 못 쓰게 할 뻔했고, 나중에는 약을 타서 유산하게 했다. 그리고 매번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그들을 갈라놓으려 했다…
그녀가 이런 짓을 하는 건, 배민훈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그 자리를 빼앗으려는 내연녀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예전에는 모두 그녀의 잘못이다!
배민훈을 탓할 수도 없고,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전생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그녀가 자초한 일이다.
송민지는 시험지의 모르는 문제를 가리키며 애써 눈물을 참으며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 "오빠, 결국에는 시아 언니랑 결혼하는 거예요?"
버려진 계약서 뒷면에 글을 쓰고 있던 배민훈은 동작을 멈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답은 이미 명확했다.
어쩐지, 그녀가 배민훈에게 고백했을 때, 배민훈은 혐오스럽고, 저항적이고 화난 표정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혼약을 한 상태라, 다른 여자와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노부인은 배민훈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미래의 '배씨 가문 사모님'을 고르지 않았을 것이고, 이시아를 자신의 미래 며느리로 생각해 배민훈의 곁에서 키우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 사고가 없었다면 배민훈과 이시아가 10년 넘게 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전생에 송민지가 바로 어떻게든 그녀의 자리를 빼앗으려 한 제3자였다.
배민훈과 이시아가 결혼하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이었다!
송민지는 치맛자락 한 쪽을 붙잡고 숨을 고르며, 아무 일도 없는 척 입을 열었다. "오빠, 2년만 더 있다가 제가 열여덟 살이 되어 대학에 갈 때, 저를 외국에 가서 공부하게 해주세요."
"제 존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오빠, 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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