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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장

"그리고 이건 엿인데 한번 드셔보세요." "네, 제 방으로 가져다주세요." 배민훈은 아무리 바빠도 송민지를 잊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런 말로 그를 자극하지 말았어야 했다. 송민지는 조금 후회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닫힌 방문을 바라봤다. 그리곤 요즘엔 배민훈을 방해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의 화가 풀린 뒤, 어떻게 다시 그를 마주해야 할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룸으로 돌아간 송민지는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가 정리할 건 옷 몇 벌밖에 없었다. 갑자기 H시로 오게 된 덕분에 입고 있던 옷 전부 임시 산 것이었다. 배민훈은 아직 H시에 조금 더 남아 있어야 했기에 송민지는 군영 저택으로 돌아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샤워를 마친 뒤, 머리를 말리면서도 자꾸 배민훈이 보였던 실망한 표정이 떠올라 그녀는 눈을 감아도 잠에 들 수 없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다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닫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시간은 이미 12시가 되었다. 송민지가 조심스럽게 배민훈에게 다가가더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침대 옆에 기대어 어둠 속에서 조용히 말했다. "오빠, 자?" "오빠, 아직 화났어? 그런 거면 나 두 시간 뒤에 다시 와서 물어볼게." 배민훈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송민지가 다시 침대 옆에 기대어 물었다. "오빠, 배 안 고파? 내가 야식 사다 줄까? 국수 먹을래? 아니면 만두?" "여기 잔치국수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이 시간에 문 연 데가 있는지 모르겠네..." 드디어 침대 위에 있던 남자가 깊게 숨을 들이켜더니 몸을 뒤척이며 이마를 짚었다. 그 모습을 본 송민지가 웃었다, 그리곤 얼른 침대맡 옆에 있던 불을 켜자 잠옷을 입은 배민훈이 입술을 물고 갑자기 밝혀진 불빛에 잠시 적응하기를 기다리다 손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낮은 목소리로 호통쳤다. "나가!" 하지만 송민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손을 내리자마자 빨간 실핏줄이 가득한 눈을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술 냄새가 확 풍겨왔다. "오빠, 나 제일 좋아하는 사람 오빠야."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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