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장
쉰이 된 배민훈이 뼈밖에 남지 않은 시체를 안고 보였던 슬픈 눈빛과 후회,
미안함, 떨림...
이는 배민훈이 가질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저 꿈에 불과했다.
'배민훈, 나는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바로 네가 생각하는 그런 저렴하고 언제든 버려도 되는 가치 없는 사람이었어.'
배민훈의 동생이라기보다
송민지는 자신이 배민훈이 곁에 두고 키우는 애완동물 같다고 생각했다.
잘해줄 때는 하늘의 별도 달도 다 따다 줄 것처럼 굴다가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려 그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을 때는
아무 망설임 없이 그녀를 버릴 수 있었다.
5살, 보육원에 화재가 난 그날,
배민훈은 원래 그녀를 버리려고 했다.
송민지는 어떻게 해서든 배민훈을 떠나고 배씨 가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튿날 아침,
송민지는 늦게 일어났다. 휴대폰 충전을 잊은 탓에 그녀를 깨우는 알람이 없어 그녀는 점심까지 푹 잤다.
뒤늦게 일어난 그녀가 휴대폰을 충전하고 보니
시간은 마침 점심 12시였다.
그녀가 세수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송민지가 머리를 묶으며 화장실에서 나와 문을 여니 고서원이 서 있었다.
"아가씨, 대표님께서 3층 식당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네, 이따 내려갈게요." 송민지가 물을 따라 마시곤 말했다.
3층 식당으로 내려간 송민지는 직원 안내에 따라 예약된 테라스로 갔다. 곧이어 직원이 메뉴판을 내밀며 말했다.
"아가씨, 대표님께서 일단 주문하시라고 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이따 오실 겁니다."
"뭐 하러 갔는데요?"
"고객분들이랑 골프 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반 시간 뒤에 끝날 것 같으니 그때 같이 식사하시면 됩니다."
넝쿨로 된 의자에 앉아 있던 송민지가 그 말을 듣고 눈길을 돌리니 멀지 않은 곳에 익숙한 운동복을 입은 키 큰 남자가 앞에 예쁜 여자를 세워둔 채 그녀의 손을 잡고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
배민훈이 여자와 함께 골프를 치는 건 이상할 게 없었다. 그저 송민지는 그의 품에 안긴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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